본지가 지난 2월 15일부터 3월 28일까지 주요 언론이 실시한 총선 관심 지역 53곳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선 '일여다야(一與多野)'에 따른 새누리당 어부지리(漁夫之利) 현상이, 영남에선 '여당 공천 파동'에 따른 표심 동요 징후가 나타났다. 호남에서는 두 야당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고, 강원·충청에선 여당이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여야 모두 여론조사가 표심을 정확하게 읽지 못한다는 데 동의한다. 여론조사 기법의 한계로, 휴대전화를 쓰는 젊은 층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당의 '숨은 표'를 감안하면 총선 판세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분석이 있다.

[경기·인천]

'2與1野' 분당乙, 선두 전하진에 김병욱·임태희 추격

경기·인천 지역은 서울과 함께 4·13 총선 최대 격전지다. 2012년 총선에서는 경기 52곳 중 31곳, 인천 12곳 중 6곳에서 야권이 승리했다. 이번 4·13 총선에서는 선거구 획정에 따라 의석 수가 경기는 60곳, 인천은 13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지난 총선과 달리 야권(野圈) 표가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등으로 나뉘면서 여야가 접전을 펼치고 있다. 주요 언론사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경기·인천 13곳 중 새누리당이 4곳, 더민주가 1곳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나머지 8곳에선 더민주 등 야권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를 오차 범위 안에서 앞서며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는 누구?]

경기 성남 분당을은 동아일보의 22일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전하진 후보 31.8%, 더민주 김병욱 후보 22.2%,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임태희 후보 15.6%였다. 남양주갑은 불출마한 더민주 최재성 의원이 3선을 지낸 곳인데, 28일 한국일보 조사에서 새누리당 심장수 후보가 44.8%로 더민주 조응천 후보(23.1%)를 2배 가까이 앞섰다.

성남 중원과 성남 분당갑은 새누리당이 우세를 보였지만 야권 단일화 여부가 변수다. 한겨레의 14일 여론조사에서 성남 중원에 출마한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는 36%로 더민주 은수미 후보(26.2%)와 국민의당 정환석 후보(8.1%)를 이겼다. 본지의 28일 여론조사에서도 신 후보는 39.2%를 얻어 은 후보(25.9%), 정 후보(6.3%)를 앞섰다.

수원갑, 고양갑, 고양정, 군포을, 안양만안에선 각 지역 현역 의원인 더민주 이찬열, 정의당 심상정, 더민주 김현미, 더민주 이학영, 더민주 이종걸 후보가 앞섰다. 하지만 뒤따르는 새누리당 후보와 모두 오차 범위 안이었다.

인천 계양을에선 더민주 송영길 후보가 새누리당 윤형선 후보, 국민의당 최원식 후보를 앞서고 있다.

[호남]

2野 곳곳서 격전… 김성주·정동영 엎치락뒤치락

호남에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지역마다 1~2위를 다투며 격전을 벌이고 있다. 20대 총선의 호남 지역 의석 수는 19대 때보다 2석이 줄어든 28개로 광주가 8개, 전남·전북이 각 10개씩이다.

광주에선 국민의당 천정배 후보 지역구인 서구을이 관심 지역이다. 더민주는 이곳에 양향자 후보를 전략 공천했지만 최근 여론조사들에선 천 후보가 양 후보를 앞서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4일 KBS·연합 조사에선 천 후보가 48.6%, 양 후보가 21.2%였다. 전북 최대 격전지인 전주병에선 현역인 더민주 김성주 후보에게 밀리던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가 초반 열세를 만회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4일 KBS·연합 여론조사 당시 김 후보(42.2%)에게 9.8%포인트 뒤지던 정 후보(32.4%)는 28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선 36.6% 대 33.9%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 유일의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인 순천에선 현역인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의 수성(守城)이 관심거리다. 지난 24일과 28일 조사에서 더민주 노관규 후보와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37~38%와 12~13%로 비슷했지만, 이 후보 지지율만 31.4%에서 22%로 나흘 만에 9.4%포인트가 빠졌다. 이번 선거구 획정안에 따라 이 후보의 출신지인 곡성이 인근 광양·구례에 편입된 데다 최근 새누리당의 공천 잡음이 지역 민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충청·강원]

정진석, 박수현 앞서… 박종준·이해찬은 오차범위內

선거 초반 주요 언론사의 충청·세종 지역 여론조사는 새누리당이 다소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본지 여론조사에서는 충남 공주·부여·청양의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44.3%)가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25.6%)를 앞섰다. 28일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충북 청주상당에서 정우택 새누리당 후보(43.7%)가 한범덕 더민주 후보(29.4%)를 앞섰다. 28일 매일경제 여론조사에서는 세종시에 출마한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32.7%)가 이해찬 무소속 후보(28.8%)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며 경합했다.

하지만 이번에 갑·을로 나뉜 대전 유성구와 대전 서구 갑·을 등 더민주 현역 의원이 있는 도심 지역은 새누리당 내에서도 쉽게 결과를 장담 못하는 분위기다.

28일 강원 지역 방송 3사 여론조사는 강원도 8개 지역구 가운데 6곳은 새누리당 강세, 2곳은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나왔다. 접전 지역 가운데 원주을은 이강후 새누리당 후보 37.3%, 송기헌 더민주 후보 32.8%, 이석규 국민의당 후보 9.2%였다. 동해·삼척은 이철규 무소속 후보가 박성덕 새누리당 후보에 2.1%포인트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