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방문을 마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2일 밤(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해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2003~ 2015년 좌파 정권 시절 남미 좌파 벨트의 선봉 베네수엘라 차베스·마두로 정권과 밀착해 미국과 데면데면한 사이였다. 그래서 이번 방문에 대해 "여러 해 긴장 국면이던 양국 관계를 리셋(reset·재설정)하는 계기가 될 것"(로이터)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기업가 출신으로 작년 11월 좌→우 정권 교체를 이루고 집권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공무원 대량 감원, 서민층 정부 보조금 폐지, 외국 기업 유치 등 친(親)시장 경제 정책을 펼쳐왔다. 그런 그와 오바마의 정상회담은 아르헨티나가 남미 국가의 탈(脫)좌파, 친시장주의 선봉으로 정체성을 바꿨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르헨티나는 (미국과 소원했던 좌파 정권) 12년 동안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돼 있었다"는 마크리 대통령 인터뷰 내용을 전하면서 "아르헨티나는 오바마에게 (좌파 정권과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일 것이고, 미국은 아르헨티나가 국제사회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도록 뒤받쳐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방문에서 두 나라가 얽힌 어두운 과거사의 매듭을 푸는 장면도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1970~80년대 아르헨티나 군부의 폭정과 인권 탄압(이른바 '더러운 전쟁')을 야기한 쿠데타 40주기인 24일 추모기념관을 찾아 희생자들 넋을 기리고, 당시 미국이 군부 정변을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과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