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산(産) 뮤지컬에선 고독과 좌절조차 화려해진다. 첫 내한 공연인 뮤지컬 '아마데우스'(원제 '모차르트 오페라 락')는 두 시간 반 동안 거의 쉴 새 없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수직 상승하는 격정의 고음(高音)으로 무대를 수놓았다.

'태양왕' '십계' 등 대작을 내놓았던 프로듀서 도브 아티아와 알베르 코언의 작품으로 2009년 초연됐다.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가 세상과 불화하는 이야기다.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과 안무로 화려한 프랑스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주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동명 영화(1984)에서 영감을 얻은 이 뮤지컬의 극 구성 자체는 고개를 갸웃거릴 만했다. 모차르트가 만하임과 파리에서 겪은 실패와 어머니의 죽음을 다룬 1막과 비엔나행(行) 이후 마지막 10년을 묘사한 2막은 흐름이 잘 이어지지 않아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였다. 2막에서 비로소 등장하는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죽음과는 무관한 것으로 설정돼, 실제로 음악적인 라이벌도 아니었던 그가 굳이 나올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두 사람의 화해를 묘사한 마지막 곡은 지나치게 작위적이었다.

하지만 '클래식'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장르를 넘나든 음악과 안무, 감각적인 조명과 의상은 관객을 열광시킬 만큼 매혹적이었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무지크' '클라리넷 협주곡' '마술피리' '레퀴엠' 같은 모차르트 음악이 흐르며 일부는 가사를 붙여 삽입곡(넘버)으로 부르는가 싶더니, 빠르게 질주하는 록 음악의 열기가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꿨다. 모차르트의 '나를 새겨주오'와 살리에리의 '악의 교향곡' 등 주요 삽입곡이 쏟아내는 에너지는 가슴을 두들겼다.

미켈란젤로 로콩테(모차르트 역), 로랑 방(살리에리 역) 등 주연 배우들의 몸을 던진 연기와 노래도 빛났지만, 조연 배우들의 역량 역시 뛰어났다. 발레와 현대무용, 탱고, 살사를 넘나드는 관능적인 군무(群舞)는 빤히 쳐다보기 민망할 만큼 요란했다.

▷4월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541-6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