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들이 한강시민공원 시설물 관리업체들로부터 관리를 소홀히 해주는 대가로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뇌물수수 혐의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직원 최모(52)씨와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직원 김모(41)씨를 구속하고 안모(47)씨 등 서울시청 전·현직 공무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에게 뒷돈을 준 A건설 대표 김모(53)씨는 구속됐고, B건설 대표 장모(40)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한강사업본부 소속 최씨는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한강사업본부에서 발주한 공사 감독관으로 근무하면서 감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씨와 장씨로부터 9차례에 걸쳐 1억1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시설관리공단 소속 김씨는 2010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1차례에 걸쳐 2450만원을 받은 혐의다.

안씨 등 4명은 공소시효가 지난 금액을 제외하면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100만원을 김씨나 장씨로부터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강사업본부와 시설관리공단은 한강공원에 설치된 수영장과 자전거도로 등 시설을 보수·관리하는 업체들에 대해 공사 설계부터 준공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며 공사 대금을 지급하는 등 권한을 행사한다. 최씨 등은 이 권한을 남용해 공사 과정에서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 대가로 업체가 받은 공사대금의 2~5%를 현금이나 차명계좌로 전달받고, 매년 추석 전후로 거액의 상품권을 받아냈다. 동료 공무원 가족 경조사를 알리며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로부터 최씨 등 공무원들에게 전달한 뇌물 명세를 기록한 장부를 입수해 수사해 왔으며, 장부에 적힌 다른 공사감독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구속된 최씨와 김씨를 직위해제했고,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해임할 예정이다. 안씨 등 4명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해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