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동안 군의관으로 복무해온 위티치(75) 미 육군 대령이 지난달 25일 전역 신고를 한 뒤 부인 루시와 끌어안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국 버지니아주 포트 벨부아 군 기지. 백발이 듬성듬성하고 얼굴에 주름 가득한 일흔다섯 노인이 말끔한 군 제복을 입고 자식뻘 되는 상관 앞에서 우렁차게 전역신고를 했다. 환호와 박수가 쏟아지고 부인·아들·며느리·손녀딸들이 달려들어 포옹했다.

1971년부터 44년 동안 군의관으로 복무해 '최고령·최장기간 복무 미 육군 장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던 아서 위티치(75) 대령의 전역식이었다. 빛나는 별을 단 장군도, 적진에서 혁혁한 무공을 세운 것도 아니었지만 미 육군 홈페이지는 "가장 오랫동안 복무했던 장병이 은퇴했다"며 위티치 대령의 퇴역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그는 1971년 의사자격증을 취득하며 육군 군의관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앞서 6년 동안 해군 위생병으로 복무했으니 총 현역군인으로 보낸 기간은 50년에 육박한다. 통상 미 육군은 62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은퇴해야 하지만, 부대 운영에 필요한 기능 보유자인 경우 등에는 상관의 재가 아래 연장이 가능하다는 규정에 따라 정년을 넘겨 10여 년을 더 복무할 수 있었다.

특히 2011년부터는 해마다 워싱턴 육군본부에서 열리는 육군창설기념일 행사에서 그해의 최연소 장병과 함께 케이크 커팅식에 등장해 '할아버지 현역 군인'으로 유명해졌다. 전과(戰果)는 '아이 받기'. 40여 년간 본토를 비롯, 하와이·한국·사우디·이라크 등에서 근무하면서 1만명에 육박하는 군인 가족의 아이를 받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