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의 원인 규명 임무를 맡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의 여당 추천 상임위원인 조대환 부위원장이 13일 사의를 밝히며 이석태 위원장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위원장은 이를 '일탈'로 규정하면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반박하는 등 조직 운영이 파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 부위원장은 이날 특조위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이석태 위원장이 드러내놓고 정치적 편향성을 보이고, 별정직 채용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등 위법행위가 엄중하다"며 "특조위를 전횡하는 이 위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결근 투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 부위원장은 이날 본지 등 언론 인터뷰에서 "저는 이미 지난달 말 정부에 부위원장직 사의를 밝혔고, (이 위원장이 물러날 때까지) 계속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석태 위원장은 "운영에 책임이 있는 여당 추천 위원의 일탈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특조위는 의연하게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사퇴 주장을 일축했다.
◇'10대7 다수결'로 운영 결정
특조위는 세월호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만들어진 기관이다. 올 3월 출범했지만 핵심 보직인 '조사1과장'을 민간인으로 할 것이냐, 검찰 수사서기관으로 할 것이냐 등을 놓고 이른바 '시행령 논란'을 빚어왔다.
수장인 이석태 위원장은 민변 회장과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낸 인사로 유가족이 추천했다. 삼성 특검 특검보 등을 지낸 검사 출신 조대환 사무처장 겸 부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추천했고, 진상규명 소위원장인 권영빈 위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추천했다.
특조위원 17명 가운데 유가족 추천 3명, 새정치민주연합 5명, 대한변협 추천 2명 등 10명은 주요 사안에서 거의 입장을 같이한다. 반면 새누리당 추천 5명, 대법원 추천 2명은 표결에서 대체로 소수 쪽 의견으로 묻혔다. 그동안 특조위가 대(對)정부 시행령 투쟁을 벌이고, 이 위원장이 광화문 농성에 참가하는 것 등에 대해 소수파는 반대 입장이었다.
지난 3일 확정된 특조위 별정직 공무원 채용을 놓고도 양측은 의견이 달랐다. 특조위 별정직 공무원은 최대 8000만원(4급 기준)을 받으며 공무원 경력도 쌓을 수 있는 자리다. 조 부위원장은 "4~5급 간부 직원의 상당수가 민변과 이 위원장 법무법인 출신 변호사, 노동계, 야권 시민단체, 야당 출신 등으로 채워졌다"며 "채용을 담당한 면접관의 과반이 이석태 위원장 뜻대로 임명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 부위원장의 반발은 이런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결과로 보인다. 조 부위원장은 이날 "특조위가 오직 정치 공세와 시간 끌기만 하고 있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석태 위원장 등 일부 위원이 수시로 사회단체 등과 접촉하면서 유착하고 있다"며 정치적 독립성도 문제 삼았다. 또 특조위가 예산과 조직 탓만 하고 있다며 "세월호 관련 판결에 특조위 명의 의견서를 내지 않아 기회를 놓쳤고, 검찰, 감사원 등의 조사 결과 및 재판 기록에 대한 검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석태 위원장은 이날 회견을 열어 "특조위는 조직과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 묵묵히 일해왔다. 저는 (광화문에서) 농성이 종료된 이후 정치인 누구와도 만난 적이 없고 시민단체와도 교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민간인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빚어진 것에 대해 "인사혁신처에서 면접 과정을 감독했고, 정부 채용점검위원회가 공정하게 채용됐다고 평가했다"고 반박했다.
위원장과 부위원장의 주장이 엇갈림에 따라 세월호 특조위는 당분간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