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시설이 포함된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에 대한 일본 정부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록 추진 문제와 관련, 우리 측 최종문 유네스코 협력대표는 23일 일본 도쿄를 방문, 한·일 외교장관 회담 후속으로 한·일 대표 협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등 강제징용 시설에 조선인 강제 동원 사실을 자세히 명시하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21일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회담한 직후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타결하자는 공통 인식을 갖고 이 문제를 긴밀히 협의키로 했다"고 밝혔었다.

이 탄광 섬에 한국인 800여명이… -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 중인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탄광의 모습. 일본은 한국인 800여명이 강제 징용된 이곳을 비롯해 메이지 시대 건설된 공장·탄광·제철소 등 23곳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일부 시설에 태평양전쟁 말기 조선인들이 강제징용으로 고통받았다는 사실을 명기한 설명 자료를 비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21일 해당 시설에 강제징용 피해 사실을 적은 자료를 비치해서 관광객들이 과거사를 알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을 우리 측에 제안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팸플릿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 관계자는 "팸플릿에 간략하게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수준이 아니다"며 "징용 시설의 안내판과 안내 자료 등을 통해 일제 징용의 풀 스토리를 명기하고 홈페이지 등에도 관련 내용을 넣는 방향일 것"이라고 했다. 우리 측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된 방안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회담에서도 징용 사실 명기에 대한 합의가 있었고, 양국 수석대표가 세부 조율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광일 대변인은 "양측이 세부 문안 등에 대한 협의를 위해 앞으로도 면담과 이메일,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접촉할 것"이라고 했다.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은 일본 남부 규슈 일대에 1850년대~1910년 건설된 공장·탄광·제철소 등 23곳으로, 이 중 7곳에서 강제징용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