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주일에 한 번 영화관에 간다.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액션. 영화 고를 때 중요한 기준은 전문가 평점이나 주변의 권유가 아니다. 광고나 예고편을 보고 결정한다. 혼자 극장에 가는 횟수가 늘고 있다. 믿고 보는 배우? 남자는 송강호, 여자는 전도연이다. 한국 영화는 시나리오가 부실해서 탈이다.

본지가 맥스무비 영화연구소와 함께 추출한 영화 관객의 취향이다. 맥스무비 예매자 1만447명(여성 66%)이 지난 5월 11~22일 이메일 설문에 답했다. 20대(42%)가 가장 많았고 30대(33%)·40대(17%) 순이었다. 올 여름 영화 시장 기대작은 뭔지, 배우 이병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드러났다.

송강호와 전도연

남자 배우 중 으뜸은 올해도 송강호였다. '변호인' '관상' 이후 한동안 출연작이 없지만 좋아하는 배우 1위(지지율 13.9%), 연기 잘하는 배우 1위(24.9%)로 조사됐다. 가을에 개봉할 이준익 감독의 '사도'는 송강호가 영조(英祖)로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감이 높다. 하정우와 황정민이 좋아하는 배우 2, 3위, 최민식과 하정우가 연기 잘하는 배우 2, 3위로 나타났다. '악의 연대기'의 손현주가 연기력 4위에 올랐다.

여배우로는 전도연(무뢰한)과 김혜수(차이나타운)가 장기집권 중이다. 응답자들은 김혜수(22.6%)·전도연(9.8%)·전지현(7.7%)을 좋아하는 배우 1~3위로 꼽았다. 연기력으로는 전도연(28.2%)이 가까스로 김혜수(27.6%)를 앞선 가운데 김혜자(5.3%·3위)의 순위 상승이 눈에 띈다. '암살'로 곧 관객을 만날 전지현은 연기력 톱10에 들지 못했다.

'공룡'의 귀환

올해 여름 시장에서 가장 기대하는 영화는 '쥬라기 월드'(14.5%)였다. 테마파크에서 공룡들이 통제를 벗어나는 이야기로 '쥬라기 공원'(1993)의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을 맡았다. 최동훈 감독이 전지현·이정재·하정우를 끌어모은 '암살'(11.9%), 칠순을 바라보는 아널드 슈워제네거(68)가 약속대로 돌아오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8.6%)가 2, 3위를 차지했다. 곽경택 감독의 '극비수사'(5.4%),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5'(5.3%), 제2연평해전을 스크린으로 옮긴 '연평해전'(5.3%)도 기대작으로 꼽혔다.

인간과 공룡의 사투를 그린‘쥬라기 월드’. 기대작 1순위로 꼽혔다.

관객이 좋아하는 장르는 액션(26.1%) 드라마(23.7%) SF(16.3%) 미스터리(13.1%) 멜로(10.1%) 순이었다. '쥬라기 월드'는 액션과 SF, '암살'은 액션과 드라마가 접목돼 있다. 드라마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최근 5년간 꾸준히 높아진 반면 멜로의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 휴대용 기기로는 코미디·액션·멜로를 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홀로 관객' 늘어난다

가장 뜻밖의 진실은 '영화관에 마지막으로 누구와 함께 갔습니까?'라는 문항에서 드러났다. 4650명(44.5%)이 '혼자'라고 답했다. '연인'이 24.6%, '배우자'가 8.6%를 차지했다. 맥스무비 영화연구소는 "'나 홀로 관객'의 증가는 최근 가장 뚜렷한 관람 형태 변화"라며 "멀티플렉스가 많아지면서 일터나 집 근처에서 오전이나 밤늦게 혼자 영화를 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답자 1만447명 중 무려 8866명(85%)이 '일주일에 한 번 영화관에 간다'고 답해 영화 관람이 습관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여성 관객은 72%가 '장르마다 선호하는 극장이 다르다'고 했다. 영화 장르에 따라 스크린·음향 등을 따져보고 적합한 극장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응답자들은 또 '시나리오 완성도'(55%) '자본 열세'(27%) '기술력'(9%) 등을 한국 영화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병헌은 어디로

해마다 좋아하는 배우 톱10과 연기 잘하는 배우 톱10에 이름이 올랐던 이병헌은 올해 순위표에서 사라졌다. 지난해 불거진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가 출연한 한국영화 '협녀, 칼의 기억' '내부자들'이 개봉을 미룬 가운데 '터미네이터'가 관객 반응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영화는 사생활과 별개이고 끌리면 보겠다'(33%) '보고 싶다'(16%)는 응답과 '보고 싶지 않다'(30%) '당기지 않지만 주변 반응 보고 판단하겠다'(21%)는 응답이 엇비슷했다. '터미네이터'가 이 논란을 종결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