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이 보수당과 노동당의 초접전으로 전개되면서 '도전자' 에드 밀리밴드(46) 노동당 당수가 정권 교체를 이뤄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가 집권할 경우 보수당 소속 벤저민 디즈레일리(1804~1881)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유대인 총리이자, 노동당 출신 첫 유대인 총리라는 역사도 쓰게 된다.

밀리밴드는 1969년 런던의 유대인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일가친척 60여명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희생됐다.

육체적 혈통이 '유대인'이라면, 사상적 혈통은 '진보 좌파'다. 아버지 랄프 밀리밴드(1924~1994)는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였고, 인권운동가인 어머니 매리언 코작은 1950~60년대 진보 성향 핵무장 반대 운동 단체 CND의 멤버로 활동했다. 부모 사상에 영향받은 밀리밴드는 스스로를 '무신론자'라 밝혀왔다. 다만 영국 국교(성공회)를 의식해 "신을 믿지 않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신념을 북돋아준다는 점에서 믿음은 중요하다"며 절충적 종교관을 피력해왔다.

밀리밴드는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1993년 노동당 예비 내각 보좌진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선거 전략과 여론 분석에 밝아 차세대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2008년 고든 브라운 총리 재임기 에너지·기후변화 장관으로 입각했다.

그는 노동당이 총선 패배로 정권을 보수당에 내준 뒤 2010년 9월 벌어진 당수 선거에서 전 외무장관이었던 형 데이비드와 맞붙었다. 형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선명성을 앞세우고 외곽 세력을 결집해 세몰이를 하여 막판 역전승을 거두고 '차세대 주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밀리밴드는 부자 증세 등 진보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지방정부 권한 강화 같은 생활 밀착형 공약으로, 당수 재임 중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