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점검 결과대로라면 노후 하수관은 언제든 싱크홀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당장 개선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20년이 넘은 노후 하수관 가운데 절반만 개·보수해도 약 8조원이 든다는 게 환경부 추산이다.

하수관 관리 주체인 지자체들은 "예산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재정 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시도 예산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 조사 결과, 지하에 동공이 생기거나 매설한 지 50년을 넘겨 당장 정비해야 하는 서울시내 하수관만 932㎞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구간을 개·보수하는 데 연평균 약 2564억원씩, 4년간 총 1조259억원이 드는데 서울시 재정 형편으로는 연간 1017억원가량 자금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의회는 작년 9월 정부 각 부처와 국회에 "싱크홀을 예방하기 위한 노후 하수관 정비 예산 가운데 50%를 국고에서 지원해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싱크홀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자 환경부도 국고 지원을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작년 기준으로 연간 856억원(전체 하수관 사업 예산의 약 8%)인 국고 지원을 내년부터는 2000억원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대해선 올해 실시하는 정밀 조사 비용 50억원을 비롯해 총 1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류연기 환경부 생활하수과장은 "앞으로 노후 하수관을 개·보수할 때 드는 국고보조금 비율을 높이거나, 하수도 요금을 현실화하는 방안 등을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체 예산의 8%만 개·보수 비용에 쓰고 나머지 92%는 하수관을 새로 깔 때 주는 지금까지의 정부 정책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싱크홀의 위험성을 감안하면, 신규 하수관 설치에 예산을 집중하기보다는 노후 하수관 개·보수 사업에 더 많은 지원을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