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2시 서울고법 417호 법정. 항소심 선고를 앞둔 이석기(52) 통합진보당 의원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반년 전 1심 선고 당시 보여줬던 여유 있는 표정과는 달랐다. 피고인석에 오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환히 웃으며 손을 흔들었지만, 자리에 앉아서는 눈을 연신 깜빡이며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가 "변호인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할 때마다 이 의원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러다 "내란음모 혐의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재판장의 말에 이 의원과 다른 피고인들이 일순간 눈을 반짝였다. 하지만 이 의원에게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이 선고되자 방청석에선 한숨과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 의원 표정도 다시 굳어졌다.

일부 방청객은 재판부를 향해 고성을 질렀다. 방청석 의자에 올라가 "박근혜나 심판하지 이게 헌법에 기초해서 내린 판결이냐" "거지보다 못한 놈들"이라고 소리쳤다. 이 의원은 선고 후 방청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웃으면서 법정을 떠났고, 방청석에선 박수가 나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 의원이 탄 호송차를 막아서기도 했다.

법정 밖에선 오전부터 보수·진보 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진보연대 소속 200여명은 법원 정문에서 "내란음모는 조작이다. 정부가 정치적 반대자라는 이유로 이 의원에게 누명을 씌웠다"고 주장했다. 이들 반대편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탈북난민인권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150여명은 "이석기를 극형으로 엄단하라" "통진당을 해산하라"고 외쳤다.

이 의원 측 김칠준 변호사는 선고 직후 "내란음모는 무죄, 내란 선동은 유죄가 선고됐는데 법리적으로 인정할 수가 없다"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 김 변호사는 "재판부는 ①RO라는 지하혁명조직 ②사전 준비회의 ③혁명의 결정적 시기라는 것 ④내란음모 합의 등 내란음모·선동 혐의를 받치고 있었던 4개의 기둥을 모두 다 부정해 놓고서도 내란 선동을 유죄라 했다"며 "(재판부의) 정치적 중압감의 표현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