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검찰과 국세청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부동산에 대해 압류(押留)를 한 것은 유씨 일가의 재산 동결(凍結)과 환수(還收) 작업이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압류 신청은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직후 국세청에 의해 전격적으로 이뤄졌으며, 법원 역시 신속하게 신청서를 검토해 당일 오후 압류를 허가하고 '압류 등기'를 완료했다. 신청 당일 압류가 결정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과 국세청이 압류 절차에 나선 것은 유씨 일가의 재산을 미리 확보해 앞으로 예상되는 세금 징수와 재산 환수에 대비하려는 목적이 크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유씨 일가는 세월호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책임도 커지고 있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부동산을 팔아 현금으로 빼돌리면 나중에 낭패를 볼 수 있어 미리미리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150억원대 탈세 등에 대한 범죄 수익 환수와 피해자들에 대한 거액의 배상금 확보를 위해 압류가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다.

국세청이 19일 법원에 압류 신청을 낸 유병언씨 일가의 부동산. 압류 대상엔 서울 강남구 청담동 96-3번지 건물(왼쪽부터), 강남구 테헤란로 H빌딩의 고급음식점 테무진, 유씨 일가 저택이 있는 서초구 염곡동 74-2번지의 토지, 서초구 염곡동 90-10번지 건물, 대구 남구 대명동 616-5번지의 토지가 포함됐다.

이날 압류 대상에 포함된 부동산은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한 유씨 일가의 핵심 재산이다. 서울 서초구 염곡동 이른바 '유병언 타운'의 부동산 3필지는 모두 대지로 3.3㎡(1평)당 2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 일가의 본채가 있는 74-2번지는 '유씨→세모→유씨 측근→대균씨' 등으로 소유권이 돌고 돌아 최종적으로 아버지 땅이 아들에게 전해지는 수상한 거래 의혹이 있다.

압류 대상엔 또 서울 강남구 청담동 96-3번지(296㎡)와 강남구 삼성동 상가 일부, 테헤란로 H빌딩 내의 고급 음식점 등 2곳이 포함됐다. 청담동 부지엔 유씨 일가가 운영하는 초콜릿 매장 '드보브에갈레'가 있다. 대구 남구 대명동 616-5번지 대균씨 명의의 대지(435㎡)도 압류 대상에 올랐다.

유씨 재산 동결 작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날 압류한 부동산 추산 금액은 200억원대여서 유씨 측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책임져야 할 금액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찰이 유씨의 차명 재산을 추가로 확인할수록 압류 재산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염곡동 '유병언 타운'에는 유씨의 장녀 섬나(48)씨 명의의 땅과 건물, 하나둘셋영농조합 명의의 부동산이 여럿이지만 아직까지 압류 신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땅들도 수사에서 유씨의 차명 재산으로 확인되면 압류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유씨의 '위장 재산'으로 의심받는 전국의 부동산 수백 건도 추가 압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유씨 일가는 영농조합을 내세워 ▲경북 청송에 890만㎡(약 270만평)의 땅 ▲전남 보성에 15만㎡가량 차밭 ▲울릉도 3만㎡의 농지 ▲제주 서귀포 990만㎡ 농장을 갖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