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半島)가 1일(현지 시각) 사실상 러시아의 지배하에 들어갔다. 선전포고나 전투도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일이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궁금증을 질의응답(Q&A)으로 풀어봤다.

Q: 러시아는 어떻게 이처럼 조용히 크림 반도를 점령했나.

A: 크림 반도엔 러시아의 흑해 함대 기지가 있다. 러시아는 이곳에 주둔 중인 자국군을 이용하고, 친(親)러시아계 주민들과 합세해 크림자치공화국의 의회·정부청사·공항을 점거했다. 기존 군사 기지가 있기 때문에 대규모 추가 파병도 손쉽게 이뤄졌다.

일촉즉발 크림 반도 설명 그래픽

Q: 우크라이나 땅에 왜 러시아군이 주둔하나.

A: 크림 반도는 원래 제정 러시아와 옛 소련 영토였다. 1991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서 분리 독립하면서 크림 반도를 가져갔고, 이후 흑해 함대 기지의 존폐 여부가 논란이 됐으나 양국이 공동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Q: 이에 관한 협정은 어떤 내용인가.

A: 1997년 양국 간 합의로 협정이 체결됐다. 두 국가가 흑해 함대 기지를 공동으로 운용한다는 내용이다. 이 협정의 유효기간은 2017년까지였으나, 개정을 통해 2042년으로 연장됐다.

Q: 크림 반도에는 러시아군이 얼마나 있나.

A: 협정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 지역에 우크라이나군보다 4배 많은 병력 2만5000명, 군함 540척 등을 배치할 수 있다. 하지만 자세한 병력 배치 현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Q: 러시아의 크림 반도 점령은 국제법에 저촉되지 않나.

A: 우크라이나와 미국·유럽은 "러시아가 '주권국가의 영토를 무단으로 침범할 수 없다'는 국제법을 어겼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군사훈련과 이동을 보장한 양국 간 협정에 근거한 합법적 조치"라고 반박한다.

Q: 이번 사태를 2008년 러시아의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침공과 비교하면.

A: 비슷한 측면이 있다. 러시아는 당시 조지아 영토인 친(親)러시아 성향의 남오세티야를 지원하기 위해 조지아 본토에 전격적 공습을 단행했다. 러시아는 5일 만에 승리를 거뒀고 남오세티야는 독립을 선언했다. 그때도 서방은 러시아군 철군을 요구했으나 대응책 마련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