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아저씨들이 심리학의 새로운 독자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 독자가 많았던 심리학 분야에서 '40대 남초(男超) 현상'이 확인됐다. 교보문고가 본지 의뢰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심리학 베스트셀러 구매자를 조사한 결과, 20~30대와 달리 40대에서는 남성 비율이 여성 비율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단행본 전체로 보면 여성 독자가 남성보다 많다는 점에서, 40대 남성은 이례적으로 같은 연령대 여성보다 심리학을 더 탐독하는 셈이다. "생존경쟁을 견디고 마흔을 넘어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 것"이라는 안도와 "끝없는 자기계발이 필요해진 사회의 초상 아니냐"는 한숨이 엇갈린다.

조사 대상 책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김정운, 쌤앤파커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김혜남, 걷는나무), '행복의 조건'(조지 베일런트, 프런티어), '위험한 심리학'(송형석, 청림출판), '피로사회'(한병철, 문학과지성) 등 지난 5년간 심리학 분야 베스트셀러 1~5위. 구매자는 여성이 58%로 더 많았다. 그런데 여성이 압도적인 20대(9% 대 21%), 30대(14% 대 21%)와 달리, 40대(11% 대 10%)에서는 남성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

심리학 분야 출간 종수는 2009년 386종에서 지난해에는 438종으로 늘어났다. 심리학 책의 증가는 선진국의 한 지표로도 해석된다. '남자 심리학'을 쓴 우종민 인제대 교수(정신건강의학)는 "선진국이 될수록 사회가 안정되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에서 내면을 살피고 다스리려는 독서 수요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20~30대 여성을 겨냥한 심리학 책에 몰입해 온 출판계에서 '40대 아저씨'는 새로운 시장이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남성들은 40을 넘어서야 책 읽을 여유가 생기고, 상사나 팀원을 대하는 심리를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이익재 교보문고 인문MD는 "심리학 책이 세분화되고 중년을 대상으로 한 책도 나오면서 여성 독자가 많았던 기존 시장에 40대 남성이 존재감 있는 독자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