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봉지 공주'라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공주들은 예쁘고 착하고 위기에 처하면 백마 탄 왕자가 구해주잖아요. 종이봉지 공주는 정반대입니다. 공주가 납치된 왕자를 구하죠. 그런데 왕자가 '옷 꼴이 그게 뭐냐. 드레스 입고 다시 오라'고 타박하는 겁니다. 종이봉지 공주는 '나도 너 따윈 관심 없어!' 하며 쿨하게 길을 떠나지요. 아이들이 쓴 독후감을 보면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이 책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18일 오전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 강의실. 신운선 독서지도 전문강사의 말에 집중하며 메모하는 수강생 20명은 모두 30~40대 여성이었다. 한우리 독서지도사 양성 과정(4개월)은 이번이 110기. 이날이 첫 강의였다.
'독서를 통한 인간 교육'을 뜻하는 독서 지도는 책 선택법부터 독서 기술(읽기·쓰기·생각하기·말하기) 지도에 이르기까지 방대하다. 자격증을 취득한 독서지도사는 국내에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논술 열풍 탓도 있다. 한우리에서만 5만명이 과정을 이수했고 자격 검정시험을 통과한 독서지도사 2만5000명이 배출됐다. 교육과정이 개설된 문화센터, 온라인 업체도 많다.
신운선 강사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어휘력이 좋은 아이는 학업 성취도가 높고 어휘력이 부족한 아이는 성적은 낮고 공격성이 높았다"면서 "독서는 타인의 감정을 읽고 내 충동을 관리하는 공감 능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주부 김지연(39·서울 번동)씨는 "초등학교 1학년 쌍둥이 남매를 두고 있는데 무슨 책을 어떻게 읽혀야 할지 난감하다"면서 "아이 독서와 논술 지도하는 법을 배우고 부업도 해볼까 하는 마음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뇌가 활성화되는 수치가 책을 읽을 때 100이라면 만화는 60, 텔레비전은 40밖에 안 된다는 설명을 듣고 놀랐다"고도 했다.
업계 전문가는 "수강생 대부분은 자녀 독서 지도에 대한 관심, 독서 지도 관련 취업, 현직 교사나 도서관 사서의 재교육 중 한두 가지 이유로 독서지도사 교육장을 찾는다"며 "수료자의 약 10%는 지역센터 운영 등 교사 활동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14년 경력 독서지도사 황인란씨는 "처음 독서지도사가 됐을 때 사람들은 '책은 그냥 혼자 읽으면 되지' 했는데, 이젠 이렇게 바뀌었다"고 했다. "그거 어떻게 따요?"
☞독서지도사 되는 법
먼저 온·오프라인 학원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해당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자격 검정시험에 응시해 합격(필기·실기 각 60점 이상)하면 자격증이 나온다. 합격률은 약 60%. 자격증이 있으면 논술·글쓰기 학원이나 초등학교 방과 후 교사, 도서관·문화센터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