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한류(韓流)로 대변되는 문화 강국으로 부상한 것은 현세대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게 아닙니다. 전통 시대부터 내려온 문화 DNA와 창의성, 인본(人本) 정신이 기저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취임한 이배용(66)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원장이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품격의 우리 전통문화 가치를 찾아내고 대중화해 한류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화여대 총장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국가브랜드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 원장은 "한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려면 중국·일본과 다른 차별성과 감동을 줘야 한다"며 "무수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한중연 장서각의 고문헌을 꺼내 한류 원천을 제공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연 장서각에는 왕실 문헌 10만여점, 사대부 문헌 5만여점 등이 소장돼 있다.

그는 "우리가 일상 대화를 할 때 자꾸 중국 고사성어만 인용하는데, 우리의 정신적 가치를 살릴 수 있도록 '한국의 어록(語錄)' 정리 작업도 구체화하겠다"고 했다. 또 ▲터키에서 한국으로 이어지는 '알타이 문화 벨트'의 조성 ▲전국 서원을 하나로 묶는 작업 등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