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회가 지혜를 모아 노인 빈곤을 해소하기 위한 국민행복연금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주십시오."
지난 3월 20일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행복연금위원회' 출범식과 함께 열린 첫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으로 논의 과정을 잘 지켜봐 달라는 당부도 했다. 그러나 논의 과정을 잘 지켜보려야 볼 수가 없었다. 이 위원회는 3월 20일 출범한 이후 7주가 지난 5월 8일에야 두 번째 회의를 열었다. 세 번째 회의 역시 3주가 더 지난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다. 연간 10조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국책 사업을 논의하면서 계층별 대표라고 모은 사람들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있다는 얘기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민행복연금위원회는 정부와 위원회 측이 협의해 회의 일자를 조정한다. 위원회는 김상균 서울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하고 사용자 대표 2명, 근로자 대표 2명, 지역 대표 2명, 세대 대표 4명 등 위촉직 위원 11명과 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 차관 등 정부 측 당연직 위원 2명을 합해 총 13명이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관련 입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촉박한 일정 탓에 국민행복연금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위원들도 있다. 지난 8일 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위원회 회의에서 김상균 위원장은 "(진영) 장관이 혹시 이 위원회를 잊어버리셨나 했다"는 말로 회의가 한참 만에 열린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세대 대표인 이슬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학생은 "회의가 정기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고, 회의가 끝나면 피드백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측은 "다음 회의에선 구체적 논의가 빨리 진행돼야 한다"며 "이 위원회가 정부 안건을 관철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으로 위원회가 활동하는 2~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의견을 면밀히 듣겠다"며 "이렇게 되면 연말까지 법 제정과 예산 작업을 끝내는 일정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