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루피아 지폐.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택시를 30분 정도 타면 요금이 약 5만루피아(Rupiah) 정도 나온다. 한국 돈으로는 5600원 정도. 인도네시아를 찾은 관광객들은 높은 화폐 액면금액에 종종 놀란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화폐 단위가 나날이 높아지는 인도네시아가 2014년에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화폐 단위 변경)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인도네시아 관영 안타라통신이 7일 보도했다.

아구스 수프리잔토 인도네시아 재무부 장관특보는 이날 "1000루피아를 1루피아로 바꾸는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안 초안을 의회에 제출했다"며 "2013년에 법적인 절차를 마무리한 후 2014년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1달러당 인도네시아 루피아 환율은 9618루피아. 달러 대비 루피아 가치는 1990년대 중반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루피아 가치는 가파르게 내려갔다.

루피아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물가가 오르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1970년부터 지금까지 더 높은 단위를 새긴 신종 루피아 지폐를 5차례나 선보여야 했다. 현재 10만루피아(약 10달러)짜리 지폐는 동남아에서 베트남 50만동(약 24달러) 지폐 다음으로 단위가 높다.

화폐 단위가 만만치 않게 높은 한국에서도 한때 리디노미네이션이 논의됐다.

2004년엔 '1000원을 1환으로 바꾼다'는 내용을 담은 한국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정도로 리디노미네이션 논의가 본격화했으나, 물가 상승 우려와 새 화폐 유통에 따르는 막대한 비용 등의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결국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