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가 자기 노래를 스스로 리메이크해 음반을 발표하는 건 음악계에서 좀처럼 드문 일이다. '국민 가수' 이문세(53)가 이 색다른 시도를 해 화제다. 자기 노래를 스스로 리메이크한 앨범 '리 이문세(Re. Leemoonsae)'를 발표한 것. 이 앨범 제작의 모티브가 된 게 그가 MC를 맡고 있는 TV조선 음악다큐 '이문세와 떠나요 비밥바룰라'(매주 일요일 오전 9시)라는 점도 흥미롭다.

이문세는 14일 서울 서촌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앨범은 행복했던 음악여행의 결과물이다. '눈 오는 날 혼자 차 안에서 들으면 참 좋겠다' 그런 정도로만 욕심을 냈다"고 했다. "석 달간의 '비밥바룰라' 음악여행 동안 파트리샤 카스나 시카고 등 해외 가수들을 만나며 나 자신이 너무 작아졌다는 걸 알았죠. 겸손의 미학을 느꼈어요. 그 결과물이 제 음악의 리메이크입니다."

이번 앨범 중 '소녀'와 '알 수 없는 인생'은 브라질의 명 프로듀서 세자 마사두 등에 의해 담백한 보사노바의 옷을 입었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와 '광화문 연가'는 아르헨티나에서 활동 중인 작곡가 유정연과 현지 뮤지션들이 애잔한 탱고 리듬으로 재해석했다. 이문세의 목소리엔 은은함과 중후함이 더해졌다.

그는 "최초의 리메이크 앨범이라는 부담도 컸다"고 했다. "원곡의 풋풋한 감성과 아날로그 음질을 디지털 세상에서 다시 부른들 100% 같을 수는 없잖아요. 만일 원곡보다 훨씬 풍요로운 사운드였다면 안 했을 거예요. 그런데 현지 뮤지션들과 보사노바로 '소녀'를, 탱고로 '광화문 연가'를 만들어 불러보면서 놀랐죠.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예전에는 제가 반주에 맞춰 따라갔지만, 이번엔 제가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이끌었죠. 내 음악과 벌이는 싸움이 참 재미있었어요(웃음)."

그는 11부까지 방영된 '비밥바룰라'에 대해 "시즌2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음악 하는 동료들이 많이 부러워했고 격려도 많이 해줬어요. 김장훈, 싸이, 성시경 등 후배들이 시즌2를 하면 자기들도 꼭 끼워달라고 하더군요.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꼭 가고 싶었던 러시아·스페인·이탈리아·쿠바로 떠났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