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티에(32·사진). 이 벨기에 태생의 호주 싱어송라이터가 지금 미국 팝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한 앨범 '메이킹 미러스'의 수록곡 '섬바디 댓 아이 유즈드 투 노'가 4월 마지막 주부터 이번 주까지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8주 연속 1위를 차지한 것. 이 노래는 휴대전화 컬러링 등 빌보드의 다른 6개 세부 차트도 석권했고,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 건수는 2억4000만 건을 넘어섰다. 2003년 데뷔한 뒤 호주·뉴질랜드에서 주로 인기를 얻어 '오세아니아 스타'에 머물렀던 고티에는 올해 들어 빌보드 정상에 가장 오랫동안 머문 가수로 기록되며 명실상부한 '월드 스타'가 됐다.

유니버설 뮤직 제공

고티에는 '남성 아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화려함을 배제한 단출한 편곡, 실연의 비루함을 담은 가사, '받쳐주지 않는 외모' 등이 '롤링 인 더 딥'으로 작년 세계 팝계를 평정한 영국 출신 여성 가수 아델과 상당히 닮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아델에 이어 내년 그래미상은 고티에가 휩쓸 것"이라고 내다볼 정도다. '몽환적이면서 무섭게 지적(知的)이다'(뉴욕 타임스), '만능 악기 연주자이면서 스튜디오의 마법사'(워싱턴 포스트), '다(多)장르의 공격자'(빌보드) 등 미국 유수 언론들도 고티에의 음악 역량에 앞다퉈 찬사를 보내고 있다.

고티에는 두 살 때 벨기에에서 호주로 이민, 고교 시절 록 밴드를 결성하며 뮤지션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고교 재학시절 팬을 자처하던 동네 이웃으로부터 수천 장의 LP 음반을 선물 받았고, 그 LP들을 통해 시대별·장르별로 다양한 음악을 접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고티에는 호주 빅토리아주 모닝턴에 있는, 부모의 농장 헛간을 개조한 스튜디오에서 주로 작업한다고 한다. 그를 월드 스타로 만든 '메이킹 미러스'도 여기에서 탄생했다. 이 음반에는 강한 록 비트의 '이지 웨이 아웃'부터, 부드러운 팝스 오케스트라 풍의 전주가 인상적인 '인 유어 라이트', 1960년대 로큰롤 느낌이 강한 '아이 필 베터', 1980년대 뉴웨이브 음악을 되살린 듯한 '아이즈 와이드 오픈' 등이 실려 있다.

국내에선 그의 '이지 웨이 아웃' 뮤직비디오에 어색하게 직역한 '쉬운 방법 도망'이라는 한글 이미지가 나와 화제가 됐다. 음반제작사는 "이 한글 문구는 고티에가 '미적인 조화를 이룬다'며 직접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고티에는 소속사를 통해 "어린 시절 훌륭한 뮤지션들의 앨범을 들으며 느꼈던 기쁨과 영감을 내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한국을 찾아 공연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