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개원(5월 30일)을 보름 앞둔 15일 경기동부연합에 뿌리를 둔 통합진보당 장악 세력측 관계자는 지난 12일 당 중앙위원회의 '비례대표 사퇴' 의결에 대해 "표결 자체가 무효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의 당사자이자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인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사퇴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경기동부연합은 운동권 NL(민족해방)계 주사파가 핵심 구성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당이 아무리 '사퇴' 결정을 하고 국민적 비판 여론이 높아도 현행법상 이들을 강제로 사퇴시킬 방법이 없다. 부정선거 논란 속에 뽑힌 종북(從北) 성향 주사파 인사가 대거 국회에 입성하게 되는 것이다.

진보당 당선자 13명 중 NL 계열은 이석기·김재연·이상규·김미희·오병윤 당선자와 김선동 의원 등 6명이다. 이석기 당선자는 과거 반(反)국가 단체인 민혁당 활동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징역형을 받았고, 이상규 당선자는 민혁당 조직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연 당선자는 이적 단체 가입 혐의로 수배됐다가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 시위로 처벌받았다. 그의 남편 최호현씨는 주체사상 관련 서적을 대량으로 소지, 학습회를 구성했다가 작년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과거에도 이정희 의원과 이영순 전 의원 등 NL계 인사가 국회에 들어갔지만, 이번처럼 NL계 주사파 인사가 집단적으로 국회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들 상당수는 종북 성향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본 질서를 인정하는지 의문스러운 데다 부정선거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며 "이들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입법부가 제대로 설 수 있겠느냐"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들의 실체가 제대로 드러났다면, 그리고 민주당과 이룬 야권 연대로 종북 성향이 탈색되지 않았다면 투표 유권자의 10.3%(218만명)가 진보당을 찍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부정선거·종북 세력이 국민의 대표가 돼선 곤란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