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서유미(29)씨는 혼수용품으로 아이패드를 장만했다. 서씨는 "그동안 사용하던 데스크톱 PC를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남편은 노트북을 쓰고 내 개인용 컴퓨터는 아이패드로 바꾸기로 했다"며 "솔직히 좁은 신혼집에 덩치 큰 데스크톱을 놓을 자리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TV, 오디오, 컴퓨터로 이어지는 혼수용품 목록에서 데스크톱 PC가 아예 사라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과 함께 혼수용 가전제품을 장만하면서 최고급 사양의 데스크톱 PC를 갖추는 신혼부부가 많았지만, 노트북의 보급과 함께 거의 사라지는 추세를 보였다. 여기에 이제는 태블릿PC까지 등장해 빠른 속도로 혼수용 컴퓨터의 자리를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서 결혼 성수기인 4~5월 전자제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태블릿 매출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태블릿의 매출은 250%, 노트북 매출은 55% 이상 상승한 반면 데스크톱 매출은 지난해의 10%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노트북의 경우 슬림한 디자인의 200만원대 프리미엄 제품이 가장 많이 팔렸고, 태블릿PC의 경우 아이패드나 갤럭시탭뿐만 아니라 '기찬 패드' 등 저가형 제품도 많이 판매됐다.
11번가 박상후 그룹장은 "각 가정에서 노트북이 과거의 데스크톱처럼 '붙박이화'되고 있고, 태블릿이 '세컨드 컴퓨터'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며 "특히 신혼부부들에게는 최근 보급되기 시작한 태블릿이 필수 혼수용품"이라고 말했다.
데스크톱 PC는 어떻게 됐을까. 대부분 초·중등 학생용으로 수요가 전환되고 있었다. 11번가에 따르면 각 가정에서 자녀들의 교육용으로 사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사양이 높은 제품보다 일명 '에코PC'라고 불리는 저가의 재활용 조립 PC가 많이 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