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특위는 대기업집단(재벌) 계열사 간의 순환출자를 순차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재벌 총수가 모회사의 작은 지분으로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의 공식 당론은 아니지만, 실제 시행될 경우 재벌 지배구조 자체가 무너질 수 있어 재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인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일 본지 인터뷰에서 "재벌 오너가 작은 지분으로 많은 계열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했다. 특위 위원인 김진방 인하대 교수도 "현재는 모회사와 자회사 간 상호출자만 상법상 금지돼 있는데, 공정거래법에 순환출자 금지를 명시해 '유효 지배력'이 미치는 계열사 간의 순환출자를 막겠다"고 했다.
순환출자는 재벌들이 계열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이용하는 변칙적 출자 방법으로, A사가 B사에 출자해 지배주주가 되고, B사는 C사에, C사는 다시 A사에 출자하는 형태다.
순환출자 금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곳은 삼성그룹이다. 그동안 순환출자를 통한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는 여러 번 논란의 대상이 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순환출자를 일시에 해소하려면 20조원 이상이 드는데, 지금 고리를 끊으라는 것은 그룹을 해체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또 "재벌 총수를 견제할 소액주주의 대변자가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겠다"고 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대주주에 맞서 특정 이사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어 소액주주 대표자가 뽑힐 가능성이 높은 제도다.
▲2일자 A1면 "대기업 지배구조 바꿀 것" 기사에서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은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의 잘못이므로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