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학교 폭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체벌이나 가정 방문이 문제가 돼 법정에 서야 한다면 (나는 그럴) 각오가 돼 있습니다."(서울지역 중학교 A교사)

학생들의 충격적인 '왕따 폭력' 실태가 연일 드러나는 가운데 현장의 교사들은 "지금 같은 제도에선 학생 생활 지도가 어렵다"면서도 "담임교사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다면 왕따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본지는 서울·부산·경기지역의 중·고 교사 5명(생활지도부장 2명 포함)으로부터 학교 폭력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해법은 무엇인지 의견을 들었다.

이들은 "교사들이 왕따 폭력의 존재를 모를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언제 아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누가 '일짱(제일 싸움을 잘하는 아이)'인지 '이짱'인지, 누가 돈을 빼앗기고 맞은 일이 있었는지 다 알게 된다는 것이다. 부산의 중학교 B교사는 "한 학급마다 왕따 피해를 당하는 학생이 최소한 한 명씩은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에게 왜 때렸느냐고 물으면 '그냥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정말 '그냥'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말하기 싫어서 그런 것일 뿐이지 가정과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라는 것이다.

하지만 교사의 끈질긴 노력 앞에서 마음을 연 아이도 많다. A교사는 "쉬는 시간에도 교실을 떠나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생활을 관찰하고, 문제 학생마다 청소를 시키거나 사회봉사·체험학습을 하게 하는 등 처방을 다르게 하는 방법으로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개인 사정과 환경까지 훤히 알고 있으면 학교 폭력은 어느 정도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문제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면담하고 방학 때는 함께 캠핑을 떠나는 노력을 한 끝에 한 학생이 갑자기 큰 소리로 '선생님, 저 잘할게요'란 말을 한 적도 있었다고 A교사는 전했다.

교사들은 대체로 체벌 금지 조치가 시작된 2010년 무렵부터 생활 지도가 대단히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서울의 중학교 C교사는 교내에서 흡연하는 학생을 적발하면 그전까지는 그래도 '잘못했다'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은 담배를 입에 문 채 "왜요?"라며 쳐다보기 일쑤라는 것이다.

교실에서도 잘못을 지적한 교사 앞에서 대놓고 "×팔"이라고 욕을 하거나 책상을 걷어차는데, 이런 학생들을 마땅히 지도할 방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의 영향으로 복장 지도나 소지품 검사조차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학생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영웅시되는 일도 벌어진다. 가해 학생들은 신체·정신적으로 미숙한 아이들을 짓밟는 경향이 많은데, 경기도 한 고교의 D교사는 "치가 떨릴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아이들의 물리적인 폭력 강도는 훨씬 높아졌다. 경기도의 중학교 E교사는 "중학생들이라고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며 "흉기를 숨기고 학교에 오는 아이들도 있고, 아이들로부터 폭행당할까 봐 두려워서 학교 폭력을 못 본 체하는 교사도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사의 실질적인 학생 지도권이 회복되지 않으면 학교 폭력을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학부모를 면담하거나 가정 방문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교사에게 주고, 학교는 격리나 전학 등의 행정적 조치를 강제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C교사는 "이 권한이 없다면 앞으로 경찰이 매일같이 학교 문턱을 넘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