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 부르는 노래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라고 했다. 자기가 서른 즈음까지 노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단다. "지난 앨범이 너무 잘 돼 그걸 넘어서긴 힘들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정규 2집 새 앨범을 낸 아이유를 지난 24일 만났다. 앨범 발매 닷새 전이었다. 그는 상큼발랄한 멘트를 쏟아내는 귀여운 '국민 여동생 아이돌'이 아닌, 속이 제법 여문 4년차 가수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만 열여덟의 여고생 아닌가. "학교 얘기 좀 해달라"고 하니 "아휴, 저 완전 민폐 학생이죠"하고 까르르 웃는다.

2집을 낸 아이유.“ 원래 아이돌 스타보다 힘 있는 가창력으로 공연장을 압도하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언젠가 꼭 그리 되고 싶다”고 했다.

13곡으로 꼬박 채운 2집은 최고 히트곡 '좋은 날' 이후 딱 1년 만에 내놓는 앨범. 타이틀곡 '너랑 나'는 '좋은 날'의 속편 같은 느낌이다. 순수한 사랑을 얘기한 노랫말과 달콤하고 귀에 쏙쏙 박히는 선율, 현악기를 앞세운 무게감 있는 편곡 등 '좋은 날'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았다. "'좋은 날' 때의 신선함은 힘들겠죠. 하지만 그 연장선상에서 업그레이드시켰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본인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지만 앨범 참여자들의 면면을 보면 '안 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의 막강 라인업이다. 윤상·정석원·김광진·김현철·김형석·윤종신·정재형 등 요즘 가장 잘나가는 창작자들이 곡을 써줬다.

이적이 작곡한 '삼촌'은 아이유 최대 팬층으로 꼽히는 20~30대 삼촌팬에게 바치는 노래. '할머니 구박에도 기죽으면 안 돼요… 집안의 맨 끝방 신세'같은 노랫말에 동질감을 느낄 '삼촌'이나 '조카'들이 꽤 많을 듯하다.

"이적 선배랑 어떤 노래를 만들지 궁리하던 중 우리 삼촌이 생각났어요. 지금은 작은 아빠가 됐지만, 결혼 전 한집에서 살던 모습을 떠올리며 노랫말을 함께 썼어요. 제 팬뿐 아니라 세상 모든 삼촌들을 위한 응원가예요. 하하."

자작곡도 있다. 사랑받지 못하는 슬픔을 노래한 '길 잃은 강아지'. 앨범 통틀어 가장 어두운 톤이다. "저한테 맞춰 써주신 노래들이 한결같이 예쁘고 동화 같잖아요. 한 곡쯤은 어두운 노래도 있어야죠.(웃음)"

고3인 아이유는 수능시험 날 앨범 재킷 촬영을 했다. 그는 "음악하는 데 대학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느냐"며 당분간 '고졸'로 남겠다고 했다. 소속사 측은 "서울의 숱한 유명 대학에서 특별전형 입학제의가 들어왔었다"고 했다. "대학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방법을 배우러 가는 곳인데 전 이미 하고 싶은 일을 하잖아요? 때론 부딪치고 때론 배우면서 음악을 할 거예요. 중3 때부터 그랬던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