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감사원이 113개 대학의 위법·부당 사례를 발표한 것을 계기로 내년 신학기 대학들이 등록금 인하 압박을 상당히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인하 폭은 서울과 지방의 대학들이 '온도 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절실한 상당수 지방대는 교육과학기술부의 '5% 인하'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교과부는 '전체 학생 평균 5% 수준의 등록금 인하' 정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대학들에 이를 제안한 바 있다.

‘토크콘서트’에 몰린 대학생들… 4일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린 ‘열정락서 토크콘서트’에 모인 학생들이 환호하고 있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올해 안에 내년 등록금을 얼마나 내릴지 결정할 예정인데 꼭 5%가 안 되더라도 가급적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사립대 교수는 "정부가 정부지원금 등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 예산 중 정부 지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의 경우 얼마나 등록금을 내릴지, 동결 수준에 그칠지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이들 대학은 "이번 감사원의 사립대에 대한 전면감사는 대학의 자율성을 훼손했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대학들은 '지출규모를 과다 책정했기 때문에 지금보다 등록금을 12.7% 내릴 수 있다'는 감사원 측 논리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남은 돈을 장기발전 계획 등 대학 운영을 위한 각종 용도로 써야 하기 때문에 등록금을 인하하는 데 전액 쓰게 되면 다른 지출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3년 동안 대부분의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해 재정 압박이 심각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대학들은 밝힌다.

교과부는 대학별로 등록금을 어느 정도 인하하는지를 본 뒤, 정부의 국가장학금 지원자금 7500억원을 대학마다 차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컨대 등록금을 많이 내리는 대학일수록 내년에 정부 지원을 더 많이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대학들이 내년 등록금을 인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은 다음 달부터 내년도 등록금을 책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 내년 1월 말까지 등록금 인하 여부와 인하폭을 확정 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