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주최한 국제 미인대회에서 각국 참가자들이 성추행을 당하고, 성 상납 요구까지 당했다는 영국인 참가자의 주장이 최근 불거진 가운데, 이번에는 이 국제 미인대회에 참여하기 위한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도 성희롱 사건이 있었다는 한국인 참가자의 주장이 나왔다.
 
◆"대회 촬영팀이 '쩍 벌려' 자세 요구했다"
 
'2011 미스아시아퍼시픽월드' 대회 한국 대표 선발전에 참가, 1위를 차지했던 손지현(25)씨는 30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합숙도중 대회 주최 측이 참가자들의 프로필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면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자세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손씨에 따르면, 성추행 사건은 국제 대회에 앞서 올 4월 17일부터 23일까지 열린 한국 대표 선발 합숙 기간에 벌어졌다. 대회 주최 측은 참가자들의 프로필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면서 "다리를 더 벌려봐라" "가슴을 더 모아라" "좀 더 야하게…" 등과 같은 음란한 자세를 요구했다고 손씨는 주장했다.
 
또 손씨는 "촬영팀은 영상을 촬영하면서 자기소개 등 기본적인 소개 화면을 촬영하지도 않았고, 야한 춤을 추게 하거나 가슴 등 특정 신체부위만을 집중적으로 촬영했다"며 "일부 촬영팀 스텝은 자신의 개인 휴대전화로 참가자들의 이 같은 모습을 찍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대회 촬영팀의 횡포에 일부 참가자들은 울면서 항의했고, 30여명의 국내 본선 참가자 중 한 명은 결국 대회 참가를 중도에 그만뒀다고 손씨는 주장했다. 
 
손씨는 "(포즈가) 심한 사진은 나중에 지워주겠다는 말이 있었지만, 그 사진을 실제로 지웠는지 확인할 수도 없었다"며 "대회 프로필 사진이라고 이 같은 사진과 영상을 찍고는 정작 대회에서는 이 사진을 쓰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2011 미스아시아퍼시픽월드 미인대회 홈페이지 사진

◆ "계약한 촬영팀이 일부 거친 표현 써 촬영 중단시켜. 손씨가 오히려 계약 파기" 
 
하지만 '2011 미스아시아퍼시픽월드' 주최 측 최영철(43·엘리트아시아퍼시픽그룹) 대표는 "참가자 사진과 영상을 3D로 촬영하겠다고 한 계약 업체에서 일부 거친 표현을 쓰며 촬영한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은 말을 듣고는 바로 촬영을 중단시켰고, 문제가 된 영상과 사진은 삭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히려 최 대표는 대회 주최 측과 손씨 사이에 맺어진 계약을 손씨가 일방적으로 파기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한국 대표 선발전을 진행하기에 앞서 "손씨 등 모든 참가자들에게 '한국 대표가 되면 매니지먼트사(社)와 계약을 맺고 세계 대회에도 나가야 한다'고 계약을 맺었다"며 "하지만 손씨는 이 같은 계약 조건은 이행하지 않으면서 한국 대표에 뽑혀 받게 되는 상금만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손씨는 한국 선발전 1등 상금 5000만원을 주최 측으로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는 "손씨가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하고 세계 대회에 나간다는 선결 계약 조건이 이행됐을 때 손씨에게 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손씨는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해야 한다는) 계약서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또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손씨에게 지난달 '미스아시아퍼시픽월드 한국 대표 손지현 박탈 및 손해배상 건'이란 내용증명도 보냈다며, 손씨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고 세계 대회에 나가지 않아 손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소송을 할 예정이라고 조선닷컴에 말했다.
 
한편 '2011 미스아시아퍼시픽월드' 국제 미인대회 성추행 논란은 영국인 참가자였던 에이미 윌러튼(Willerton·19)이 "한국 관계자들이 (대회 합숙기간에) 내 상의를 벗기려고 하는 등 성추행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 같은 내용은 영국 BBC방송 등이 19일 보도했다. 하지만 대회 주최 측은 "대회 기간 성추행은 없었으며, 윌러튼의 일방적인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한 영국 언론사 등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키워드]

[미인대회 성추행 사건]

[미인대회 참가자 고백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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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대회서 '팔굽혀펴기' 하는 그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