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중국 축구 올림픽대표팀이 영국에 전지훈련을 떠나 2부 리그 퀸스파크레인저스와 연습경기를 치르다 폭력사태가 빚어졌다. 현지 언론은 "심판까지 30여명이 뒤엉킨 패싸움이 중국 선수의 주먹질에서 비롯됐다" "쿵후 발차기도 봤다"고 했다. 그러자 중국의 한 생물학 교수가 맞받았다. "아니다. 우리 선수가 곤죽이 되도록 맞았다. 우리 선수도 성난 황소처럼 되려면 고기와 우유를 더 많이 먹어야 한다."

▶'아시아 챔피언'인 중국 농구대표팀은 브라질 대표팀을 맞아들여 작년 10월 허난성(河南省) 쉬창시(許昌市)에서 친선 경기를 가졌다. 여기서도 10분 동안이나 난투극이 벌어져 여러 선수가 병원에 실려갔다. 국제농구연맹은 중국 코치·선수·협회에 수천만원의 벌금과 출장정지 조치를 내렸다. 중국 대표팀은 여러 해 전 푸에르토리코와 경기 중에도 난투극을 벌였고, 인민일보는 '부끄러운 밤이었다'고 개탄했었다.

▶지난주 목요일 베이징에서 미국 조지타운대 팀과 중국 프로농구 소속 인민해방군 팀이 친선경기를 하다 집단 패싸움이 벌어졌다. 위협을 느낀 미국 선수들이 서둘러 퇴장한 뒤 경기가 취소됐다. 서로 주먹을 날리고, 선수가 쓰러지고, 의자를 던지는 민망한 사진들이 이웃나라 신문들의 1면을 장식한 것은 물론이고, 주말 내내 전 세계 인터넷망을 도배했다. 유일하게 중국 관영 매체만 침묵했다.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중국 방문에 맞춰 1970년대 미·중(美中) 핑퐁 외교의 추억을 되살려보려던 '농구 외교'가 폭력사태로 무색해졌다. 중국 당국은 미국 선수들이 베이징을 떠나던 날 중국 선수들이 공항으로 찾아가 기념품까지 주고받으며 화해했다고 밝혔다. 미국 팀도 중국 팀을 미국으로 초청했다고 한다. 그래도 바이든이 길거리 식당에서 자장면을 시켜먹으며 선보인 '누들 외교'마저 머쓱해진 건 어쩔 수 없다.

▶중국이 세계 수퍼파워로 등장하면서 "뭐든지 세계 1등!"을 외치게 되자 스포츠팀들도 의욕이 넘쳐났다. 특히 '유일한 라이벌' 미국과 맞붙으면 감정이 격해지는 측면도 있다. 1980년대부터 국가 대항전의 폭력사태 목록에 유난히 중국이 많이 등장하는 건 문제다. 이웃 한국과 일본에선 '소림 축구'라는 영화에 빗대 '소림 농구'라는 말도 나돌고 있다. 성숙한 수퍼파워가 되는 법을 중국 스포츠계부터 깨달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