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스파이명월' 촬영을 거부하고 15일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던 한예슬이 하루 만인 16일 드라마 복귀 의사를 밝혔다. 한예슬은 17일 오후 5시 10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인 대한항공 KE 018편에 미국 이름 레슬리 킴으로 예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예슬의 소속사 싸이더스HQ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씨가 최대한 신속히 귀국해 끝까지 촬영에 임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한씨가 바쁜 촬영 스케줄로 지쳐 있는 상태였고 판단이 흐려져 많은 분께 피해를 끼치게 된 점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예슬의 이런 태도 변화와 입장 표명은 KBS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한예슬의 행동은 무책임한 것이다. 남은 방송 분량에서 명월 역을 연기할 대체 연기자를 찾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직후에 나왔다.
한예슬은 앞서 이날 새벽 3시 30분(현지 시각) LA에 도착, "모든 걸 내려놨다. 드라마 환경이 너무 힘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미주한국일보가 보도했다. 한씨는 "제 후배들이 저 같은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촬영을 펑크 내야 할 정도로 드라마 제작 환경이 좋지 않았으며, 자신이 '피해자'임을 주장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러나 KBS 이강현 총괄프로듀서(EP)는 "한예슬의 광고 촬영 때문에 최대 이틀까지 시간을 줬다"며 "그 때문에 기다려야 했던 다른 연기자·스태프들을 감안한다면 한예슬의 스케줄이 살인적이었다는 지적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한예슬이 정말 촬영에 복귀할 의사가 있다면 다음 주 방송분에 차질이 없도록 18일 오전까지는 촬영장에 도착해야 하며,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제작진과 동료 연기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KBS 관계자는 "한예슬이 '몸 개그 연기는 하기 싫다' '특정 배우와는 연기하기 싫다'고 해 최대한 받아들여 대본을 고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제작사인 이김프로덕션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씨에 대한 민·형사상 대응 방침을 거듭 확인하면서 한씨의 촬영 복귀를 압박했다.
연예가에서는 한예슬의 돌발 행동 배경에 대해 '결혼설'이 나왔다. "한예슬이 현재 연상 사업가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이며, 동료 연예인들에게도 이 사실을 말했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결혼과 은퇴를 결심한 한예슬이 연예계에 대한 미련이 많이 약해진 게 돌출 행동의 원인 아니냐"는 추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