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무용학을 개척했고 최승희 사진 수집가로도 유명한 무용학자 정병호(鄭昞浩·84)씨가 25일 오후 4시쯤 별세했다.

전남 나주에서 태어난 정씨는 광복 직후 함귀봉 조선교육무용연구소에서 현대무용과 교육무용을 배웠다. 이후 중앙대 교수로서 무용학을 이론적으로 정립한 1세대 학자다. 무용평론가 성기숙씨는 문화재위원으로도 활동한 그에 대해 "20여 종목에 이르는 민속예능 현장을 살펴 무형문화재 지정에서 산파 역할을 했고, 무용가 최승희 연구로도 큰 업적을 남겼다"고 했다.

그는 '전통 재발견'을 화두로 1976년 전통무용연구회를 발족시켜 이매방(살풀이춤·승무), 한영숙(승무), 강선영(태평무), 하보경(밀양백중놀이), 박병천(진도씻김굿), 김금화(황해도배연신굿), 김석출(동해안별신굿) 등 지방에 묻혀 있던 전통 예인을 발굴해 서울에 소개했다.

저서로는 '민속춤' '농악' '한국의 전통춤' '춤추는 최승희, 세계를 휘어잡은 조선여자' 등이 있다. 전통문화유산을 발굴하고 한국 무용학의 기초를 다진 공로로 1997년 옥관문화훈장, 2008년 화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은 지연(세종동서약국 대표)과 제한(시인) 등 2남. 빈소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발인 29일 7시. (02)440-8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