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무조건 통일에 반대하고, 미국은 반드시 지지할 것이라는 생각부터 버리자. 통일외교는 2차 방정식이 아니라 4차, 5차 방정식이다."(윤영관 서울대 교수)

한반도선진화재단과 조선일보가 지난 15일 개최한 '제3차 통일포럼:적극적 통일외교 전략'에선 주변 4 강대국을 아우를 수 있는 한국의 통일 외교 방안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선 미국·중국·러시아·일본에 통일한국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함께 각국별 실리를 제시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中: "한중 FTA 즉각 추진해야"

참석자들은 새로운 수퍼파워로 떠오른 중국을 설득하지 않고는 통일이 어렵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오승렬 한국외대 교수는 "중국 합참의장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만나 15분 동안 미국을 비난한 것은 '한국은 미국의 대리자'라는 편견이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일각에선 우리가 한-EU FTA를 추진하는 것을 보고 '한국이 한중 FTA는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중국이 최근 북한을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핵에 대한 반대이지 북한 정권에 대한 반대는 아니다"며 "중국에 북한과 관계를 끊으라는 식으로 설득하는 것은 중국에 먹히지 않는다"고 했다. 윤영관 서울대 교수는 "통일이 되면 동북철도 등으로 중국의 물류망과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것을 적극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美: "한미관계 잘못되면 큰일"

오승렬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보수는 친미, 진보는 친중이라고 하는데, 국익 확보에 대단히 큰 저해 요인"이라고 말했다. 남궁영 한국외대 교수는 "미국은 민족 감정 때문에 한국이 중국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의 우려가 지금은 외형적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통일을 가장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남궁 교수는 "미국에 대해서 분명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한국이 가장 먼저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日: "北 붕괴 시나리오 공유해야"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주된 관심은 한반도 상황이 자국의 안보와 번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했다. 손기섭 부산외대 교수는 "일본은 1990년대까지는 남북 분단을 다소 즐기는 측면이 있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북한을 잠재적 위협을 넘어서 현실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손 교수는 "일본은 통일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한국과 협력을 하길 원하고 있다"며 "북한의 급변사태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위기 대처방안)'을 일본과 공유하면서 일본을 완전히 한국 편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반도선진화재단과 조선일보가 지난 15일 공동 개최한‘제3차 통일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한반도 통일·외교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러시아: "철도사업 등 비전 필요"

러시아에 대해서는 시베리아 개발과 관련해 남한과 북한, 러시아를 연결하는 철도사업이나 에너지 파이프라인 등 경제 사업의 비전을 제시해서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윤영관 교수는 "통일 한국이 새로운 투자 시장을 열어주고 안보에서 핵의 위협이 사라진다는 점을 적극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의 국제적인 의무와 이미지 강화도 강조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국은 1990년대 국가의 쇠퇴를 막으려고 '쿨 브리튼' 이미지를 만들었고, 일본도 국가 홍보에 적극 나섰었다"며 "한국도 통일 한반도의 이미지와 비전을 세계 각국에 전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3차 통일포럼 참석자 〈가나다順〉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 김동명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김상규 건국대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용호 인하대 교수 남궁영 한국외대 교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손기섭 부산외대 교수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오승렬 한국외대 교수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윤영관 서울대 교수 조영기 고려대 교수 주재우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