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쩍 갈라져버린 중국 류밍쒀씨의 수박들

"수박이 '지뢰' 터지듯 폭발했어요."
중국 장쑤(江蘇)성 전장(鎭江)시의 류밍쒀(劉明鎖·51)라는 사람이 일구는 약 8000평(2만6000㎡) 크기의 수박밭에서 최근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지난 8일부터 수박들이 하나 둘 폭발하기 시작, 모두 쩍쩍 갈라져 버린 것이다.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人民網)은 14일 “수박농사에 처음 도전했던 류씨 부부는 이번 ‘수박폭발’로 자리에 앓아누웠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박폭발’이 중국 농가에서 사용한 ‘수박 속성재배 약품’ 때문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류씨는 원래 돼지를 기르거나 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팔았다. 하지만 올 들어 수박 재배가 이윤도 많다는 소식에 첫 수박 농사에 도전했다. 수년간 모은 18만 위안에 8만 위안 대출까지 받아 총 26만 위안(약 4340만원)으로 땅을 빌리고 농사를 시작했다. 당시 이 마을에는 총 40만㎡에 이르는 수박밭이 조성되고 산둥(山東)성에서 농업기술자까지 초빙, 수박 농사 붐이 일던 터였다. 초보 농사꾼 류씨는 이 농업기술자한테서 수박 농사를 위해 땅을 갈고 모종 심는 법 등을 배웠다.

류씨 가족은 몇 개월간 수박 원두막에서 먹고 자며 근근이 땅을 갈고 수박을 심었다. 지난 4월 수박 열매가 하나 둘 열리기 시작하자 류씨 가족은 뛸 듯이 기뻤다. 생긴 모양도 크기도 다른 밭 수박 못지않았다.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자 ‘계란’ 크기였던 수박은 하루가 다르게 농구공만큼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 6일, 산둥성 농업기술자는 신바람이 나서 류씨에게 오더니 “산둥성에서 ‘수박 속성재배 약품’을 구했다”며 “이 약품을 쓰면 수박이 빨리 자라는 것은 물론 당도도 높아진다”고 알렸다. 첫 수박농사를 짓는 류씨에게 농업기술자의 말은 거역할 수 없었다. 류씨는 7일 오전 기술자의 당장 이 약을 뿌렸다.

그런데 다음날 원두막에서 자신의 밭을 뿌듯하게 바라보던 류씨는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수박밭에서 ‘피푸피푸’하는 폭발음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수박들이 하나 둘 ‘꽃봉오리가 벌어지듯’ 쩍쩍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가족들은 곧바로 약을 주었던 농업기술자를 찾아나섰다. 문제의 수박밭을 반나절 동안 꼼꼼히 살핀 이 기술자는 “원인이 무엇인지 나도 모르겠다. 다만 내가 줬던 약은 문제가 없었다”고만 했다.

11일 류씨는 안후이성에 있는 수박 전문가를 찾아 전화 문의를 했다. 그는 “속성재배 약품은 수박이 계란 정도 크기일 때 사용했어야 했는데, 이미 수박이 다 자라고 나서 사용을 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인민망은 “류씨는 수박 농사에 실패하고 나서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누워버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