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에 대테러 특수부대와 함께 투입된 '네 다리의 용사'가 화제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미 정부가 아보타바드에 파견한 특수부대는 79명의 인간과 1마리의 개로 구성됐다. 다른 요원들과 함께 일생일대의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 용맹스러운 개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개는 독일 셰퍼드나 벨기에 말리노이즈 종(種)일 가능성이 크다. 냄새를 잘 맡고 민첩하며 용맹하기로 이름난 견종들이다.

미 국방부 군견(軍犬) 센터 윌리엄 로버츠 소령은 "후각으로 폭발물을 탐지하는 군견은 급습 작전을 수행할 때 특히 유용하다. 개들은 문틈으로 새 나오는 냄새를 통해 방에 위장 폭탄이 설치돼 있는지도 감지해낸다"고 말했다.

숨어 있는 사람을 찾아내고 몰래 도망가는 표적을 포착하는 것도 군견의 역할 중 하나다. 미 군견 훈련센터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에 "개의 후각만큼 민감한 기계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개의 폭발물 감지 성공률은 95% 수준이지만 최첨단 기계의 능력은 50%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빈 라덴의 은신처에 투입된 개는 폭발물 감지뿐 아니라 작전 상황을 건물 밖으로 전달하는 역할까지 맡았을 가능성이 크다.

NYT는 이번 작전을 수행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이 지난해 카메라가 장착된 4개의 군견용 방탄조끼를 구입했다고 전했다. 1개 가격이 2만1500달러(약 2330만원)인 특수 방수·방탄조끼엔 적외선 감지 카메라가 달려 있어 1㎞ 거리까지도 영상 전송이 가능하다. 조끼의 색상은 중동 지역에서 위장에 용이한 모래색이며, 소형 스피커가 장착돼 멀리서도 개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애완견을 많이 기르는 서방 국가와 달리 이슬람권에서 개를 불결한 동물로 여긴다는 점도 군견의 강점으로 꼽힌다. NYT는 "개와 친숙하지 않은 무슬림들은 개를 보는 순간 움찔하는 경우가 많다. 개가 심리적 압박 도구로도 유용하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이라크전에 투입된 군견은 현재 약 600마리 정도다.

지난해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군 아프간 사령관은 "전투 현장에서 개는 인간이나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다. 폭발물 탐지 등을 위한 더 많은 특수견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napshot] 빈 라덴을 얼어붙게 한 80번째 특수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