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에게 밥을 먹여야 하기 때문에 (도둑질을) 했다."
지난 16일 일본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의 한 편의점. 폐점 상태인 이 편의점에 3인조 절도범이 잠입해 현금 자동 출입기를 부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현지 경찰 조사에서 종업원들 밥을 먹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둑질에 나섰다고 했다.

대재난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일본의 '메이와쿠(迷惑)' 문화도 바꿔놓은 것일까? 아사히신문은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연료나 식료품 등이 심각하게 부족해지자 각종 절도 범죄 행각이 이어지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현지 주민들은 경찰 협력을 얻어 자체 순찰을 시작하기도 했다.

미야기현 경찰에 따르면, 지진 재해로 발생한 절도 사건은 16일 오후5시 현재 절도 미수를 포함해 146건 발생했다. 현금 외에도 식료, 물 등의 생활필수품 절도가 많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가솔린 절도도 증가하고 있다. 이바라키현 경찰에 따르면, 3·11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부터 16일까지 주차 중인 승용차나 오토바이, 트럭의 급유구가 비틀어 열고 가솔린을 빼가는 사건이 7건 발생했다. 센다이시에서도 지난 13일 주유소에서 가솔린 약 1리터를 훔친 혐의로 24세 회사원이 붙잡혔다.

이와테현 오츠치쵸에서 대지진으로 집을 잃은 남성(43)은 "잠깐 차에서 떨어진 동안 가솔린을 도둑을 맞았다"며 "이와테현 사람들은 모두 상냥하다고 생각했는데 실망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