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29일 자진사퇴 이유를 묻는 기자의 전화통화에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말한 뒤 바로 끊었다.

지경부 관계자들은 "이 후보자가 주말까지도 업무준비를 해왔는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당초 지경부 출신으로 업무에 밝은 데다 호남 출신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무난히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것을 예상했는데, 의외의 일을 만난 것이다. 낙마를 안타까워하면서도 직원들의 관심은 최경환 장관이 유임되는 것인지, 아니면 후임인사가 있는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어떤 경우든 행정 공백이 없었으면 한다"는 말들이 나왔다.

지경부 안팎에서는 후임인선이 있을 경우, 지경부(옛 산업자원부) 차관을 지낸 조환익(60) 코트라 사장과 오영호(58) 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인 몫으로 박영준 제2차관이 임명된 만큼, 전문성을 갖춘 장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 소식을 접한 문화체육관광부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일요일이었지만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일부 직원들이 출근해 속보를 챙겨보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문화부 관계자는 "신 후보자가 내정된 지 3주일이나 지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사태가 빚어졌다"며 "하지만 유인촌 장관과 새로 임명된 두 차관이 일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이날 전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신 후보자 사퇴 이유에 대해 부 내에서는 "'공정한 사회'를 강조하는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기 싫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문화부의 한 과장은 "신 후보자는 문화부 2차관, 1차관을 거치며 조직 이기주의 등을 비판하면서 불필요한 업무들을 교통정리했는데, 그런 분이 낙마해 아쉽다"고 했다.

유인촌 장관은 "문화부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심리적으론 '비상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사람(장관)이 올 때까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업무에 충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