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윤광열(尹光烈·86) 명예회장이 26일 별세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윤 명예회장은 경복중·고교와 고려대 법대를 나와 1949년 선친인 보당 윤창식 선생이 사장으로 있던 동화약품에 입사, 사장과 회장을 거치며 61년간 회사를 이끌어 왔다.
동화약품의 역사는 우리 제약업계의 역사이기도 하다. 1897년 민병호 선생이 창립한 동화약품은 두산(1896년)과 함께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꼽힌다. 국내 최초의 양약으로 태어난 활명수는 국내 최장수 의약품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고 1910년 등록한 '부채표' 역시 국내 최초의 등록 상표다.
1973년 7대 사장에 취임한 윤 명예회장은 민족 기업의 전통 위에 현대적 경영기법을 도입했다. 국내 처음으로 희귀약품센터를 설립했고, 생산직을 포함한 전 사원 월급제 도입도 처음이었다. 덴마크 레오사, 프랑스 덱소사 등 해외 제약회사들과의 기술 제휴에도 적극적이었다.
윤 명예회장은 1967년 활명수를 개량한 까스활명수를 발매하며 '마시는 소화제'시장을 석권했고 지금까지도 이 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윤 명예회장 집안은 항일 독립운동 전통으로도 유명하다. 고인은 1945년 보성전문(지금의 고려대) 재학 중 일제의 학도병으로 징집됐다가 탈출, 광복군 중대장으로 활약했다. 선친인 윤창식 선생은 민족경제 자립을 목적으로 한 비밀 결사체 조선산직장려계(朝鮮産織奬勵契)를 조직했고 신간회(新幹會) 간부로도 활동했다.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윤 명예회장은 그해 사재 165억원을 출연해 '가송(可松)재단'을 세워 가송의학상과 활명수약학상을 제정하는 등 학술 연구 지원사업을 해왔고 매년 우수한 대학생에게 장학금도 지급해왔다.
윤 명예회장은 동탑산업훈장(1974), 철탑산업훈장(1988), 국민훈장 모란장(1995), 덴마크 왕실 헨릭공 훈장(1995), 연세대 경영대 기업윤리 대상(2008) 등을 받았다. 유족은 아들 도준(동화약품 회장)·길준(동화약품 부회장), 딸 금준씨가 있다. 발인 30일 오전 6시, 서울아산병원 (02)3010-2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