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무혐의 처리하면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돈을 김 후보자에게 전달했다는 미국 뉴욕 한인식당 여종업원을 조사하지도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검찰 주변에서는 여종업원 조사 없이 내사를 종결했다면 검찰 예규를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후보는 2007년 뉴욕 한인식당에서 박 전 회장이 보낸 수만달러를 여종업원을 통해 받았다는 혐의로 지난해 6월 9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김 후보를 조사한 지 사흘 뒤 '박연차 게이트'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김 후보에 대해 '참고인 중지' 처분을 내렸다. 돈을 전달했다는 참고인(여종업원)이 해외에 있어 조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 수사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다가 6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김 후보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며 내사종결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여종업원을 조사하지도 않은 채 사건을 덮은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한 검찰 책임자들의 답변도 딱 부러지지 않는다. 김홍일 대검 중수부장은 19일 "여종업원 조사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게 검찰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내사종결 당시 대검 수사기획관이었던 이창재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도 "여종업원 조사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법조계 인사들은 수사팀이 여종업원 조사 없이 내사종결했다면 검찰예규를 어기고 이례적으로 사건을 처리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참고인 중지 처분을 내린 이유가 여종업원을 조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므로, 어떤 형태로든 여종업원을 조사해야만 참고인 중지를 내사종결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여종업원) 조사 없이 사건을 끝내면 무리가 따른다는 걸 수사팀이 잘 알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조사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조사를 못 했다면 계속 참고인 중지 상태로 뒀어야 맞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만약 간접적인 방법으로라도 여종업원을 조사하지 않았다면 수사팀이 근거 없이 사건을 덮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말 한인식당 주인 곽현규씨로부터 박 전 회장 돈을 전달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서갑원 민주당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받자, 이를 고려해 김 후보자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곽씨가 직접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이 지사와 서 의원에게 무죄가 선고됐기 때문에 한 단계 더 거쳐 여종업원을 통해 돈을 받았다는 진술이 나온 김 후보자는 유죄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계속해도 입증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내사종결할 수 있다"며 "오히려 참고인 중지 같은 애매한 판단은 하지 않는 것이 최근의 사건 처리 흐름"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