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을 폭침시킨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는 국제사회에서 '정당한 자위권 행사'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앞으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군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안보·국제법 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달아 제시됐다.

22일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제60주년 대한변호사협회 토론회'에서 장현길 법무법인 한길 대표 변호사(전 해군 법무감)는 "천안함을 공격하고 퇴각하는 북한 잠수정을 우리 군이 추격해 북한 영해까지 들어가 격침시킨다면 입증문제가 있겠지만 자위권 일환으로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제60주년 대한변호사협회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군사적으로 자위권이란 상대방이 무력 침공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으로 유엔헌장이나 국제법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유엔 헌장 51조는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한 경우 안전보장이사회가 조치를 취할 때까지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자위권 행사 조치는 즉시 안보리에 보고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 변호사는 "우리 정부가 밝힌 북한의 행위는 국가 테러리즘으로 규정할 수 있어 즉각적으로 군사적 대응을 했다면 국제법적으로 타당성을 인정받았을 것"이라며 "피격 후 상당 시간 지난 지금은 군사적 대응이 정당화되기 어렵지만 북한이 서해에서 군사 도발을 또 감행할 경우 교전 수칙을 압축해 자위권을 적극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동양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더 나아가 "현 상황에서의 군사 대응도 국제법상 문제는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조 법무관리관은 "이번 사건이 북한의 명백한 침략행위이고, 이전부터 지속돼온 위협과 공격의 연장선상에 있고, 원인 규명에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등을 감안한다면 '공격 주체를 알아내는 시점부터라도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논리로 충분히 국제사회를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법무관리관은 "실제 자위권 행사 여부는 확전 위험 등을 고려해 신중해야겠지만 우리 권리를 행사하는 데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상황을 판단해서 신중한 것과 이런 상황을 아예 모르는 것은 큰 차이"라고 말했다. 김영구 려해연구소장(전 한국해양대 교수)도 "한국은 지금 자위권을 발동하려는 의사도, 자위권 발동에 대비한 정치적·군사적 준비도 전혀 안 돼 있다"며 "많은 국민들이 자위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위험 인사로 분류하고 있고,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집요하게 유도한 전쟁회피론은 국민 의식을 마비시켜 놓았다"고 비판했다. 김현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엔 안보리에서 자위권 행사가 합법적이었는지를 판단하는 데는 공격을 당한피해국이 주관적으로 판단했던 정황이 많이 참작된다"며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걸 확인함과 동시에 우리가 자위권을 행사했더라도 유엔에서 문제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한변협은 ▲6·25전쟁 도발과 천안함 격침에 대한 관련자들의 법적 책임 추궁 ▲납북 법조인 및 국내외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 및 귀환 실현 ▲이산가족 생사 확인, 서신 교환, 재결합을 위한 인권단체들과의 협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토론회는 조선일보·통일부·국방부·한국해양전략연구소와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납북자가족모임이 후원했으며 김평우 대한변호사협회장, 엄종식 통일부 차관,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 김구섭 한국국방연구원장, 박장규 전쟁기념사업회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