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에 따라 총 16개의 보(댐)를 만들면 물이 고이게 된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인가? 이 화두(話頭) 같은 말을 놓고 찬반 진영은 "아니다" "그렇다"며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운하반대교수모임은 4대강 사업 추진 발표(2008년 12월) 이전인 '한반도 대운하' 논쟁 때부터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을 강조해 왔다. 이들이 주요 증거로 제시한 사례들은 아이로니컬하게도 환경부의 2008년 보고서('기능을 상실한 보 철거를 통한 하천생태통로 복원')에서 따온 것들이다.
여기엔 경기 고양시 곡릉천의 '곡릉보'와 한탄강의 '고탄보' 등 2개 보의 철거 전과 후의 수질을 비교한 내용이 담겼다. 곡릉보(높이 1.5m, 길이 75m)는 철거 이전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3등급(4.5ppm)이던 수질이 철거후 1b등급(1.9ppm)으로 개선됐고, 고탄보(높이 2m, 길이 190m) 역시 3등급(3.8ppm)에서 1b등급(1.6ppm)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모임의 정민걸 공주대 교수(환경교육)는 "울산 태화강도 2006년 방사보가 철거된 이후 수질이 뚜렷하게 개선됐다"며 "물의 흐름을 막는 보는 결국 수질을 악화시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보를 철거하니 수질이 개선됐다'는 환경부 보고서를 4대강 반대 진영은 "보를 세우면 4대강은 썩는다"는 논리로 연결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수질개선은 보 철거 효과만이 아니라 하수처리장 증설 등으로 방류수 수질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대응 논리를 펴다가, 최근엔 보다 적극적인 반박 논리를 개발했다.
환경부는 홍보자료에서 "(강물) 체류 시간이 (보로 인해) 길어지면 수질이 악화한다는 것은 현실과 다르다"며 북한강의 6개 댐 사례를 들었다. 소양댐은 댐 내 물의 체류시간이 266일이나 되지만 수질이 BOD 1ppm(1a등급)이고, 화천댐 역시 126일이지만 0.6ppm에 불과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고인 물이 반드시 썩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교수모임은 이에 대해 "오염원이 적은 북한강 상류의 수질이 좋은 것은 수온이 낮은 데다 오염물질의 유입량이 적기 때문"이라며 "춘천시의 하수가 유입되는 의암댐은 체류 시간이 5일이지만 수질은 1.3ppm으로 (소양댐보다) 더 높은 점을 봐도 알 수 있다"고 다시 반박했다. 남한강 공사 구간인 경기도 여주를 비롯해 현재 보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북한강보다 오염물질 유입량이 많기 때문에 체류시간이 조금만 늘어도 수질은 쉽게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오염물질 유입량을 줄여야 수질이 개선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작년 6월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기본계획) 발표 등을 통해 지금까지 "하수처리장 증설 등으로 오염물질의 유입량을 줄일 것"이라고 줄기차게 강조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고인 물 논쟁'에서도 '오염물질 유입 감소=수질 개선'이라는 상식만큼은 양쪽이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