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우행(虎視牛行)'. GS 칼텍스 허동수 회장이 19일 2월호 사보를 통해 당부한 말이다. '호랑이의 눈처럼 날카롭게 세상을 보면서 소처럼 우직하게 행동하라'는 뜻이다.
(본지 2월 20일자 보도)
맹수의 대명사인 고양잇과 동물들은 오래전부터 인간에게 공포와 숭배의 대상이었다. 그중에서도 사람이 느끼는 두려움으로 치자면 호랑이를 따라갈 동물이 없다. 덩치와 힘은 물론 '번뜩이는 눈'도 호랑이를 영물로 떠받드는 데 한몫한다는 게 동물원 관계자들의 말이다.
권수완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엇비슷한 덩치라 해도 호랑이 눈이 주는 위압감은 사자를 압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명한 왕(王)자 무늬 아래 번뜩이는 눈빛을 볼 때마다 동물원 직원들도 순간순간 공포를 느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고양잇과 맹수들의 사냥 스타일은 크게 두 부류다. 사자나 치타 등은 너른 초원을 오랫동안 내달려 도망가는 사냥감을 몰아붙이는 반면, 숲이나 정글에 사는 호랑이나 표범, 재규어는 사냥감과 가까운 거리에서 자신의 몸을 숨기고 있다 덮친다. 그래서 눈매도 한결 매서운 느낌이다.
그런 바탕이 있기에 실제 시력과는 상관없이 호랑이의 눈매가 사람들에게 유달라 보였을 것이라고 동물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창영 전 서울대공원 동물부장은 "호랑이의 시력이 다른 동물보다 더 좋지는 않지만 부릅뜬 눈매가 사람을 포함한 먹잇감의 혼을 빼놓는 무기가 된다"고 했다.
오 부장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호시탐탐(虎視耽耽)이라는 사자성어도 '호랑이가 먹이를 찾아 눈을 치켜뜬 모습'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했다. 고양잇과 동물들은 덩치가 작을수록 눈이 더 좋아 우리나라에 사는 고양잇과 맹수 중엔 삵이 눈이 제일 좋다고 한다. 수컷 시베리아 호랑이의 일생을 생생히 묘사해 한국 독자들에게도 알려진 니콜라이 바이코프의 장편생태 소설 '위대한 왕'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곰은 호랑이 '왕'의 눈빛에 소름이 돋고 목덜미가 곤두섰다…몸을 부르르 떨고 침을 뱉으며 온갖 방법으로 두려움을 떨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