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의 20일 취임사 뒤에는 27세의 청바지 차림의 청년 존 파브로(Favreau·사진)가 있다. 역대 미 대통령의 스피치 라이터(speech writer) 중 최연소지만, 그는 오바마의 복심(腹心)을 읽는다는 평을 듣는다.

파브로가 이번 취임사의 총책임자로 지정된 것은 작년 11월. 취임사 작성을 위한 첫 만남은 1시간 정도였다고 한다. 오바마가 연설에 담을 비전을 얘기하면, 파브로는 노트북에 쳐 넣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이후 2개월 동안 파브로는 워싱턴 DC 펜 쿼터 지역의 스타벅스 카페와 듀폰 광장 근처의 아파트를 오가며 최종 문안을 작성했다. 역대 대통령의 유명 연설은 모두 섭렵했다. 오바마가 준 아이디어를 오바마의 스타일과 그가 자주 쓰는 단어로 표현해 내는 것은 파브로의 몫이었다.

오바마와는 4~5차례 대통령 취임사 원고를 주고 받았다. 파브로는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때, 기조연설을 맡은 오바마 당시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의 연설문 작성을 돕는 인턴으로 처음 연결됐다. 이후 스토커처럼 오바마를 쫓아다니며, 오바마의 연설 스타일과 억양을 연구했다고 한다. 오바마의 선거 구호 '네, 우린 할 수 있어요(Yes, We Can)'도 그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