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은 세계 경제위기 상황에서 동북아 3국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역내 경제·안보 현안의 해법을 논의하는 첫 자리다. 3국의 경제위기 공동 대응 방안과 실질적 교류·협력 확대를 통한 동반자 관계 구축 방안, 북한 핵 문제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3국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와 일본, 한국과 중국은 국가 간 통화스와프(swap·상호교환) 규모를 각각 300억 달러 늘리기로 합의, 경제위기 공동대응의 첫 결실을 맺었다.

3국 공동협의 채널 발족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한·중·일 정상회담은 '아세안+3'에 부속된 회담 형태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열렸지만 이번 회담은 3국 내에서 3국 정상만 참석하는 첫 자리"라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아시아의 핵심 축 역할을 하는 3국이 경제·외교·안보·문화적 현안을 논의하는 공동협의 채널을 발족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정상들은 회담에서 우선 3국 간 상호 협력의 기본원칙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한·중·일 3국 동반자 관계를 위한 공동성명'에 서명할 계획이다. G20 금융정상회의 후속조치 이행과 금융 분야 협력에 관한 '국제 금융 및 경제에 관한 공동성명'도 채택된다. 또 정치·경제·사회·문화·환경·교육·에너지 등 각 분야에 대한 '한·중·일 3국 협력증진을 위한 행동계획'과 '재난관리 협력에 관한 3국 공동발표문'도 나올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와의 별도 양자 정상회담에서는 대북 지원 문제와 테러 대응 및 금융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한일 간 대학생·청소년 교류 규모를 연간 3600명에서 2012년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북한 핵 문제 해법, 한·중 간 에너지 협력 방안, 환경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외화 파이프라인 확대

한국은행은 12일 중국 인민은행과 260억 달러 상당(1800억 위안, 한화 38조원)의 원화-위안화 스와프 협정을 새로 체결, 양국의 통화스와프 규모를 총 300억 달러로 확대했다고 발표했다. 또 일본은행과의 스와프 규모도 총 3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1, 2위의 외환보유국인 중국, 일본과의 '외화 파이프라인'을 넓혔다. 이번 통화스와프 확대는 지난 10월 3일 이 대통령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아시아) 역내 공조체제를 강화하라"고 지시하면서 추진됐다. 강 장관은 10월 11일 워싱턴 IMF(국제통화기금) 총회 때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일본 재무장관과 협상을 시작했다. 처음에 일본측은 한·일 통화스와프보다는 미국이 주도하는 IMF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어려움에 부닥친 강 장관은 2주쯤 뒤인 10월24일 베이징 조어대에서 셰쉬런(謝旭人) 중국 재정부장과 만나 한·중 통화스와프를 제안했다. 강 장관은 현재 40억 달러인 한·중 통화스와프를 "통 크게 10배쯤 늘리자"고 했고, 중국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이후 일주일도 안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발표되자 소극적이던 일본의 태도가 바뀌었다.

지난 10일 이상득 의원 등 한일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 7명이 아소 다로 총리를 만나 협조를 요청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