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0일 국가원로 22명을 청와대로 초청, 2시간여 동안 오찬을 함께 하며 경제위기 극복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원로들은 이 대통령에게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는 주문을 주로 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통합의 리더십과 당내 결속이 중요하다"며 "국민들에게 경제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신뢰감과 자신감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국민을 통합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선행돼야 하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전투적 정치는 곤란하다"며 "대통령도 대선공약이나 지지기반의 여론에 대한 부담을 벗어나서 국민을 통합시키는 중심에 서 달라"고 했다.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은 "대통령이 당내 통합과 거국적 통합의 중심이 돼야 하며, 소외계층을 떠안고 가야 한다"고 했고, 서영훈 전 적십자사 총재는 "국민 화합과 애국심을 함양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원로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원로들과 함께 오찬장으로 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송 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김수한 전 국회의장, 이 대통령, 김원기·박관용 전 국회의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최근 국회 상황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국회가 민생은 뒷전인 채 정쟁에만 골몰하는 사태에 자괴감을 금할 수가 없다"고 했고, 현승종 전 총리는 "국민이 여당에 많은 의석을 줬는데, 소수의 반대에 부딪혀서 일이 안 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경제위기에 대해선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남덕우 전 총리는 "과감하게 공공투자를 늘려서 내수를 진작해야 한다"며 "(은행에 대한) 비상 융자 준칙을 만들어 기업에 대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공포심리를 해결하고 잘 된다는 욕구와 희망을 줘야 한다"고 했고, 오명 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인·허가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순화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정에 참고하겠다. 국회도 할 수 있는 일을 빨리 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위기는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며 "위기가 지나간 후 다가올 긴 시간의 질서를 생각해야 하며, 새 질서에서 한국의 위상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