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지겹지 않냐고요? 올해도 콜롬비아, 아이티, 캐나다, 카자흐스탄에 갔던 걸요. 카자흐스탄에선 한국 우주인 이소연씨가 탄 우주선이 발사되는 걸 보기도 했지요."

사진은 거의 없이 정보로만 채워져 여행서의 '정석'으로 꼽히는 '론리 플래닛'의 창업자 토니 휠러(Wheeler·62·사진)는 한국어판 자서전 '론리 플래닛 스토리(안그라픽스)' 출간을 맞아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여행으로 꽉 찬 삶을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고 했다.

그의 '여행 인생'은 결혼 직후인 1972년 '9시 출근, 5시 퇴근하는 삶을 내가 정말 원하는 걸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1년간 머리를 식히면서 생각해보자'며 아내 모린 휠러와 함께 중고차 한 대와 400파운드짜리 여행자 수표를 챙겨 아시아 횡단 여행을 다녀 오고, 거기서 얻은 정보를 작은 책자로 만든 게 매년 600만부 이상 팔려 나가는 여행서 '론리 플래닛'의 출발이었다. 책 이름은 조 카커(Cocker)의 노래 '우주선 선장(Space Captain)'에 나오는 가사 '사랑스런 행성(lovely planet)'을 휠러가 실수로 잘못 부른 데서 비롯됐다.

그는 북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이른바 '불량 국가' 9개를 여행한 경험을 담은 책 '나쁜 나라들(Bad Nations)'을 내며 북한을 '가장 악한 나라'로 꼽아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북한은 지금까지 내가 가본 나라 중 가장 이상한 국가였다"며 "세계 어느 곳도 북한처럼 다른 사회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독특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지 않다"고 했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북한에 어떻게 갔나"란 질문엔 "복잡한 서류 작업과 약간의 인내심을 가지고, 베이징에 있는 여행사를 통해서"라며 "북한을 비난하는 내용을 책에 써서 입국을 거부당할 게 분명하겠지만 다시 갈 기회가 생긴다면 전과 달리 한국어 통역과 동행하고 싶다"고 했다.

최근 인터넷 여행 정보로 여행서가 멸종할지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선 "(인터넷 정보검색에 필수적인) 노트북은 건전지가 떨어지면 끝이지만 책은 그럴 걱정이 없다"며 "여행서는 더 번성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그때그때의 실시간 정보를 통한 여행의 다양성 확대는 인터넷만 가질 수 있는 강점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