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과 광릉수목원이라는 청정 지역에서 김치·된장·나물 등 그 자체로 슬로푸드인 한국 음식을 대접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세계인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나올 겁니다."
불과 4개월 전 '2011년 세계 유기농대회'를 유치한 이석우(李錫雨·60) 남양주 시장이 이번에는 '2012년 세계 슬로푸드 대회' 유치를 선언하고 나섰다.
남양주시는 지난달 이탈리아 토리노(Torino)에서 열린 '2008 세계 슬로푸드대회'에 11명의 참관단을 파견해 2012년 대회 유치 의사를 전달하고 카를로 페트리니(Petrini) 슬로푸드 본부 회장을 내년 초 한국으로 초청했다. 국제 행사를 연달아 개최해 한국을 대표하는 유기농·음식문화의 메카로 단숨에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이 시장은 지난달 31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는 지금이 남양주시엔 절호의 기회"라며 "수도권 규제완화에 발맞춰 유기농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내년부터는 관내 초등학교에 유기농 시범 급식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슬로푸드 대회를 소개해 달라.
"안전한 먹거리를 소재로 2년마다 열리는 학술행사 겸 음식문화축제다. 남양주는 4년 뒤인 2012년에 '아시아 슬로푸드 대회'를 유치하려 한다. 이름은 아시아지만 대상을 국한하지 않고 5대양 6대주의 여러 나라들을 초청할 것이다."
―왜 슬로푸드인가.
"광우병과 멜라민 파동에서 보듯 국내·외에서 먹거리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제3의 식품이라고도 하는 슬로푸드는 가장 좋은 대안이다. 팔당을 끼고 있는 친환경 단지에서 나온 쌈채, 과일, 김치, 된장 등은 그 자체로 슬로푸드다. 도시 브랜드를 상승시키는 차원에서도 큰 이득이다."
―대회 개최 여건은 어떤가.
"남양주시는 이번에 세계대회가 열린 이탈리아 토리노에 비해 자연 환경이 월등하고, 전시장도 뒤지지 않는다. 2011년 세계 유기농대회를 위해 조안면 삼봉리 일대 전시장을 건립하고 있다. 유기농대회의 기반과 노하우를 살리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대회를 개최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
"일단 전 세계에 한국의 음식 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기농대회 유치전 때 이탈리아 현지에서 깻잎 튀김을 제공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한국음식은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세계시장에서 반드시 먹히게 돼 있다. 국내적으로는 전국에 산재한 음식문화축제를 통합하는 차원이다. 전국을 대표하는 친환경·음식문화 도시로 남양주를 육성하려 한다."
―대회를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가.
"생산·조리·시음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체험 행사를 부각하려 한다. 예를 들면 팔당의 유기농 농가에서 배추를 뽑아서 한데 모아 씻고 양념하고 재우는 과정 자체가 외국인들에게는 좋은 볼거리다. 전국의 음식 관련 단체를 초청하고 무료 시식회도 많이 열 것이다."
―아파트 주민들도 혜택이 있나.
"물론이다. 주거단지는 자연과의 친화도가 교통·기반시설 못지 않게 중요하고, 실제 집값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내년부터는 관내 6개 초등학교에서 남양주 유기농산물로 시범 급식을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대상 학교를 확대할 계획이다. 남양주 시민들은 앞으로 전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급식을 아이들에게 먹이는 학부모가 될 것이다."
―유기농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했는데.
"며칠 전 수도권 규제 완화 발표 직후 유기농 관련 산업단지 조성을 검토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유기농은 식품뿐 아니라 의류·제약 등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미래 첨단 산업이다. 유기농 대회 유치 이후 유수의 대기업들이 식품 사업을 같이 하자는 제의를 벌써부터 해 오고 있다. 대기업과 협력업체, 대학과 연구소의 집적단지를 만들어 향후 20~30년간 남양주시가 먹고 살 기반을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