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대법원이 '형사사법통합정보체계(이하 통합시스템)' 구축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4년간 783억원이 투입된 통합시스템이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통합시스템은 경찰-검찰-법원에 이르는 수사 및 재판 전 과정을 전자화시킨다는 취지로 지난 2005년 이후 추진되고 있다. 범죄자에 대한 인적 사항이나 범행사실 등에 관한 정보를 경찰·검찰·법원이 공유하는 통합시스템 속에 두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 번 입력된 자료를 쉽게 재활용할 수 있어 조서·영장·공소장·판결문을 작성할 때 재입력할 필요가 없고, 각 기관이 별도로 전산시스템을 운영하는 낭비도 막을 수 있다. 이른바 '페이퍼리스(paperless)' 수사와 재판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문제는 법원이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다"며 이 시스템을 반대하면서 비롯됐다. 수사기관에서 법원의 재판 진행 상황이나 작성 중인 판결문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재판부의 독립이 보장될 수 없다는 게 법원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이창재 검찰과장은 "법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법원은 또 법무부가 마련해 입법 예고할 예정인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통합시스템 관리를 위해 법원행정처 차장, 법무부 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경찰청 차장으로 구성된 협의회가 운영된다.

그러나 이 협의회에서 합의가 안됐을 경우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정보화추진위원회가 결정하도록 '전자화 촉진법'에 규정돼 있는 점이 논란거리다. 또 '전자화 촉진법'의 세부 시행령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되어 있다. 법원은 핵심 의결권이 행정부에 넘어가 있기 때문에 법무부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법무부와 대법원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합의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별개로 통합시스템이 해킹됐을 경우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 형사사법통합정보체계 추진단장인 강인철 검사는 "형사포털이나 이메일을 통해 각종 벌과금이 고지되기 때문에 우편으로 발송해 가족들이 보게 되는 것보다 사생활이 더 보호되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