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규씨가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 하는 걸 보면서 많이 웃었어요. 저런 건(시트콤) 죽어도 나한테 섭외 안 오겠지, 했는데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2001)가 오더라고. 그때 PD가 '맞을 각오하고 왔다'고 했어요. 그런데 난 바르르 떨리며 흥분이 됐지."
배우 노주현(62)이 '지붕 위의 바이올린'(11월 21일부터 국립극장)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다. 1일 기자회견에서 연기 인생 38년 만에 뮤지컬에 도전하는 소감을 묻자 그는 "캐스팅될 때 흥분되는 작품은 적다"면서 "이 뮤지컬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처럼 처음부터 날 흔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 '노주현의 시트콤'은 노주현도 상상 못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1970년 드라마 '아내의 모습'으로 데뷔한 그는 방송가에서 '원조 꽃미남'으로도 불린다. 데뷔작부터 윤여정, 안은숙과 극중 삼각관계였다. 그 얘기를 꺼내자 '원조 꽃미남 배우'는 껄껄 웃었다. "공전의 히트 드라마인 '아씨'(1970~1971) 이후에는 섭외가 나한테 몰렸어요. 라이벌이 없었어요. 군대 갔다 오니 한진희씨가 있더라고요. 노주현을 사칭해 여성들을 울린 사기 사건까지 발생했던 시절입니다. 하하하."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1905년 러시아의 한 유대인 마을이 배경이다. 노주현은 다섯 딸을 둔 가난한 아버지 테비에 역을 맡는다. 2년 전 딸을 출가(出嫁)시켰다는 노주현은 "따뜻한 가족애, 특히 부성애가 전해지는 드라마"라며 "테비에가 부르는 '선라이즈, 선셋(Sunrise, Sunset)'에는 딸을 시집보낼 때 날벼락을 맞는 것 같은 아버지들의 애틋한 감정이 뭉클하게 담겨 있다"고 말했다.
정윤희 이경진 고두심 이휘향 김혜수…. '멜로 전문'이었던 노주현이 드라마에서 사랑을 나눈 여배우들이다. 그는 "이 직업에 대한 애정은 (멜로 연기를 많이 한) 젊었을 때보다 40대 중반 이후 더 커진 것 같다"며 시트콤이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줬다고 설명했다.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 대해서는 "아버지와 딸 이야기인데다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뮤지컬이라 흥분이 '따블'로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