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화려한 부활이다.

문화혁명(1966~1976년) 때 가장 위험한 서양 악기로 지목돼 부숴졌던 피아노들이 최근 중국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중국은 2007년 현재 세계 피아노 4대 중 3대(73.6%), 연간 30만대를 생산하고 있는 '피아노 공장'. 여기다 1000만여명의 아이들이 교습을 받을 정도로 폭발적인 피아노 붐이 일고 있다. 피아노 판매와 교습을 겸하는 베이징 장제(姜杰)문화예술센터의 한 관계자는 "자녀가 하나뿐인 중산층이 증가하고 리윈디(李雲迪)와 랑랑(郞朗) 같은 피아니스트들의 성공담이 화제가 되면서 피아노 교육열이 뜨겁다"고 말했다.

직장이 올림픽 메인스타디움 근처라 올림픽 기간 동안 휴가를 받았다는 류청(劉誠·48)씨는 5일 오전 3대(代) 다섯 식구가 함께 베이징 서우두(首都)박물관을 찾았다. 류청씨는 "박물관 관람은 공짜고 버스요금도 내려 가족이 부담 없이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8일부터 무료 개방된 이 박물관은 평일에도 붐볐다. 안내원은 "평일 7000~8000명, 주말엔 최고 1만2000명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5일 베이징 서우두박물관에 관람객들이 붐비는 모습. 이 박물관엔 주말에 최고 1만 2000여명이 찾아 들어 중국인들의 폭발적인 문화 욕구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이 드디어 문화생활에 눈을 뜨고 있다. 국가 소유가 90%를 차지하는 중국 내 2400개 박물관 중 올해 600개가 입장료를 받지 않기로 했고 내년에 추가로 600개가 '공짜(免費)'로 개방된다. 눈부신 경제 발전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중국 정부가 국민들에게 5000년 역사와 문화, '추억'을 공짜로 나눠주고 있는 것이다. 중국을 대표할 국립박물관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리모델링 중이다.

중국 발레는 올 들어 불가리아 바르나콩쿠르를 비롯해 주요 발레 콩쿠르에서 단골 수상 중이고, 10여개 발레 전문 학교의 입시 경쟁률이 해마다 20~30 대 1을 기록하고 있다. 발레 전문 학교가 하나도 없는 한국과 대조적이다. 중국 현대미술 또한 "거품이 끼었다"는 말을 들을 만큼 활황이다.

5일 오전 베이징 톈탄(天壇)공원. 키 큰 측백나무 그늘 아래에서는 이름 없는 합창단의 노래와 연주가 흘렀고, 회랑 주변에서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중국 전통 피리를 불고 있었다. 모여서 함께 춤을 추는 중년 여성들과 기공(氣功)체조를 하는 무리들이 보였다. 주부 레이진펑(雷金鳳·49)씨는 "5년 전부터 거의 매일 나와 3시간씩 춤추는데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 추는 사람은 건강에 좋고, 보는 사람은 흥이 나는 게 춤"이라고 했다.

"퇴직한 뒤 운동 삼아 또 구경하러 공원에 온다"는 한 60대 부부는 "10년 전에는 이렇게 사람이 많지 않았다. 중국이 발전하면서 이제 단순히 먹고 사는 것 이상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삶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내건 세 가지 주제 중 하나인 '인문(人文)올림픽'의 저변이 예사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