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재조정 방침에 대해 야당과 지방자치단체가 강력 반발하자 정부가 대안 마련에 나섰다. 청와대국토해양부는 16일 "혁신도시를 백지화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완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공기업을 대신할 기업 유치 등 획기적 대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새 정부의 고민이다.

◆정부, "혁신도시 기존 방식으로는 안 된다"=청와대는 야당과 지방자치단체가 반발한다고 해도 혁신도시를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패할 게 뻔한 혁신도시를 지역·야당이 반발한다고 그대로 추진할 수 있느냐"며 "이명박 대통령도 부정적 인식이 강해, 당선 이후 혁신도시 기공식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 일각에서는 자칫 한반도 대운하처럼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지역 간 형평성을 맞추지 못하면 큰 말썽이 생길 수 있다"면서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대운하처럼 여론의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무수석실 관계자도 "지자체와 야당의 반발로 혁신도시가 이미 정치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며 "반발을 최소화할 묘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유치 등 큰 선물 마련이 고민=청와대와 정부는 20여개의 민영화 대상 공공기관보다 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대안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청와대 행정자치비서관실 관계자는 "지역주민의 반발을 막으려면 대규모 기업투자 유치 등 업그레이드된 개발 비전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2~3개 정도의 혁신도시를 복합산업단지로 전환, 기업을 유치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상업·업무 용지로 계획돼 토지가격이 비싼 만큼, 정부가 재정을 지원해 임대산업단지로 전환해 기업들에 저렴하게 임대해주면 공공기관 유치보다 경제효과가 크다는 것. 그러나 지방으로 이전을 원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규제를 피해 지방에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힌 기업은 9%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지방이전 기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 공장을 매각하고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공장부지의 아파트 용도 변경을 허용하고 양도세 감면 혜택을 줄 경우, 자진해서 이주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기업도시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현재 기업도시는 골프장 중심의 관광레저형이 대부분인데다 추진 자체도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정부가 혁신도시 문제를 조속하게 매듭짓지 못할 경우, 수도권과 지방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공장총량제 등 각종 수도권 규제 완화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