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중 하나였던 관악구 봉천동과 신림동의 동네 이름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관악구(구청장 김효겸)가 관내 27개 행정동을 21개로 줄이면서 신림본동~신림13동과 봉천본동~봉천11동의 이름을 모조리 바꾸고 올 9월부터 주민 의견에 따라 만든 새 이름을 붙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소 등이 표시되는 법정동으로서의 신림·봉천동은 변하지 않는다.
관악산 주변의 자연부락이던 이 지역은 서울시에 편입되기 전인 1963년 이전에는 경기도 시흥군 동면 봉천리·신림리로 불렸다. 이후 1963년에는 서울 영등포구 관악출장소에 속하면서 봉천동·신림동이라는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이후 도시 개발로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봉천동은 12곳으로, 신림동은 14곳으로 쪼개졌다.
봉천동과 신림동은 최근 개발로 거의 자취를 감춘 난곡(신림7동 일대) 등 달동네가 자리잡았던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동안 일부 보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들 이름이 낙후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며 동 이름을 바꿔줄 것을 요구하는 주민 의견이 거세게 일었다. 특히 관악구의 27개 동 중에 남현동을 뺀 나머지가 모두 봉천동과 신림동이어서, 숫자 나열식 동이름은 고쳐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관악구는 인구가 2만명 안팎의 작은 동들을 통폐합해 신림동은 14개 동에서 11개 동으로, 봉천동은 12개 동에서 9개로 줄일 계획이다. 오는 21일부터 5월 15일까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새 동이름을 공모하며, 오는 16일 구청 대강당에서 주민 설명회도 연다.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법정동과 달리 동 주민센터(구 동사무소)를 기준으로 하는 행정동은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구의회 조례만 개정하면 이름을 바꿀 수 있다.
구청 일부에서는 20개 동 중에 최소 각 1곳 정도는 지역의 전통을 살려 '봉천'동과 '신림'동이 유지되기를 희망하지만, 주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관악구는 지난 1995년에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청릉동(봉천4동), 구암동(봉천5동), 낙성대동(봉천7동), 서원동(신림본동), 난향동(신림7동), 미성동(신림11동) 등의 대안 이름을 만들어놓기도 했다. 관악구는 "이를 대안으로 적극 제시하되 너무 이상하지 않으면 주민들이 원하는 이름으로 동이름을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